“블랙야크, 2020년 매출 4조-세계1위 달성”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3월 6일 03시 00분


■ 창립 40주년 강태선 회장 인터뷰

토종 아웃도어 기업 블랙야크가 창립 40주년을 맞았다. 강태선 블랙야크 회장(64)은 5일 창립기념식에 앞서 4일 서울 금천구 가산동 본사 집무실에서 열린 인터뷰에서 “한국 아웃도어 시장이 이렇게 커진 데 대해 보람을 느끼지만 산악인들이 운영하던 토종 아웃도어 회사 가운데 블랙야크만 남고 나머지는 외국 회사나 대기업이 운영하게 된 점은 아쉽다”고 소회를 밝혔다.

국내 아웃도어 업계 순위 4위권인 블랙야크는 수입 판매하는 미국 브랜드 마모트와 자회사 동진레저의 매출을 합쳐 지난해 625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 대비 45.7% 성장한 것으로 업계에서 매출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이런 성장의 배경에는 강 회장의 산과 아웃도어에 대한 애착이 자리 잡고 있다. 강 회장은 경영인이기에 앞서 열혈 산악인이다. 일주일에 한 번은 국내의 산에 오르고 일년에 두 번은 히말라야에 다녀온다. 대한산악연맹 회장을 지냈고 우리나라 대표 산악인 가운데 한 명인 엄홍길 대장을 오랫동안 후원하는 등 산과 뗄 수 없는 삶을 살아왔다.

강 회장은 등산복이나 장비 등의 디자인부터 필드 테스트까지 직접 관리한다. 한국의 디자인에 히말라야의 칼라를 입힌 ‘차별화된 익스트림 아웃도어’를 내세우고 있는 만큼 진정성을 강조하기 위해 모든 직원들에게 입사 후 산악교육을 이수하게 하고 있다. 광고도 강 회장이 히말라야에 모델인 조인성 한효주와 동행해 촬영하는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강 회장은 “토종 아웃도어 기업을 어엿한 중견업체로 성장시키기까지 고비들도 많았다”고 회고했다. 하지만 큰 위기를 오히려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으며 회사를 키워왔다. 1992년 취사·야영 금지령으로 등산장비 업체들이 줄줄이 도산할 때는 패션 브랜드로 전환하는 계기로 삼았다. 외환위기 때는 실직자뿐 아니라 배우자들이 함께 산을 찾으면서 여성 고객 비중이 늘어나자 등산복의 여성라인 비중을 높여 매출을 끌어올렸다.

발 빠르게 해외 시장에 진출한 것도 서울올림픽 이후 국내 스포츠용품 업체들이 제품이 뛰어남에도 불구하고 시장이 없어 쓰러지는 것을 목격한 뒤 결심하게 됐다. 블랙야크는 1998년부터 새로운 시장을 만들자는 목표로 중국 시장을 두드렸고 지난해 매장 260개에 매출 550억 원을 올렸다. 블랙야크는 국내 아웃도어 업체 중 유일하게 2년째 세계 최대 스포츠용품 박람회인 뮌헨ISPO에 참가했다. 올가을 독일 뮌헨 1호점 개점을 앞두고 있다.

강 회장은 “처음 해외에 진출할 때는 ‘정신 나간 놈’이란 말을 듣기도 했다”며 “2015년까지 해외 매장을 800개로 늘리고 매출 4000억 원을 달성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블랙야크의 비전은 ‘세계 일류 아웃도어 기업’이다. 노스페이스나 컬럼비아 등 유수한 해외 아웃도어 브랜드도 제치겠다는 것이다. 강 회장은 “2020년까지 매출 4조 원의 세계 1등 아웃도어 브랜드를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아웃도어#블랙야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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