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마케팅사 라이온파트너스 강성범 대표는 “공무원 특별분양은 수요를 어느 정도 흡수해 경쟁률이 떨어졌지만 대전, 충남 공주 등 인근 지역 주민들이 세종시의 ‘투자가치’에 주목하면서 여전히 분양에 나서는 업체들 대부분이 성공을 거두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본보기집에서 만난 투자자들 대부분도 인근 도시 주민이었다. 딸의 손을 잡고 대전에서 세종시 ‘모아미래도 에듀포레’ 본보기집을 찾아온 고모 씨(41)는 “세종시까지 15분 거리”라며 “교육 여건도 좋은 데다 인프라만 안정되면 안전하고 깨끗한 도시가 될 것으로 생각해 관심을 가지게 됐다”고 말했다. 충남 공주에서 온 지모 씨(46)도 “투자 목적으로 본보기집을 찾았다”며 “충청 지역에서는 다들 세종시에 관심이 많다”고 전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세종시 아파트 건설을 결정했다가 위약금을 내고 빠져나갔거나 아예 뛰어들지 않은 건설사들이 “예상과 달리 너무 성공해 배가 아프다”는 뒷말을 하고 있다.
○ 당분간은 열기 지속될 듯 현지에서는 당분간 세종시 부동산 시장의 열풍이 지속될 것이라고 본다. 세종시내 주택 부족으로 대전 등 주변지역으로 퍼졌던 주택 수요자들이 결국 세종시에 주택이 공급되면 돌아올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앞으로 공무원 이주가 본격화하면 수요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올해 11월 완공되는 2단계 청사에는 교육과학기술부, 지식경제부, 보건복지부, 고용노동부, 문화체육관광부 등 6개 부처와 12개 소속기관이 이전한다. 그뿐만 아니라 올해 3월과 9월 유치원 2곳(도담, 연세), 초등학교 2개교(도담, 연세), 중학교 1개교(도담), 고등학교 2개교(세종국제, 도담) 등 총 7곳이 문을 열 예정이라 자녀 교육에 관심이 많은 주변 지역 ‘맹모(孟母)’들도 더 불러들일 것으로 예측된다.
일각에선 부동산 시장 과열로 인한 투기 우려도 일고 있다. 인근 충북 오송, 대전 유성구 노은지구, 충남 공주 등도 원룸, 도시형생활주택 신축이 이어지는 등 들썩이고 있기 때문. 첫마을공인중개사사무소 황병연 대표는 “인근에 원룸을 지을 만한 용지가 마땅치 않고, 대전으로 나가는 길목은 다 그린벨트 지역이라 공주 쪽으로 나가는 세종시 장군면 일대에 원룸이 많이 지어지고 있다”며 “가격들이 오를 만큼 오른 상태”라고 전했다. 국토해양부가 발표한 2013년도 표준지 공시지가 변동률에서도 전국 시군구 중 세종시 땅값이 21.54% 상승해 가장 많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박원갑 국민은행 수석부동산팀장은 “‘유령도시’가 될 것이라는 두려움이 기대감으로 바뀌면서 세종시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면서도 “주변 시세와 관계없이 세종시만 계속 올라가긴 힘든 만큼 언제까지 상승세가 지속될지는 알 수 없다”고 내다봤다.
세종=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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