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고졸 취업 확대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고졸 취업 준비생은 상위권 4년제 대학 출신에 비해 구직 과정에서 차별을 맛볼 개연성이 3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키가 클수록, 나이가 적을수록 취업에 불이익을 당할 개연성이 줄어드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김영철 김희삼 연구위원이 최근 한국노동경제학회에 제출한 ‘학벌과 입시체제에 관한 경제학적 분석’ 논문에 따르면 고졸 10명 중 2명은 취업 과정에서 차별을 당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만 15세 이상 인구 1만1654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최종 학력이 고졸인 응답자의 18.65%가 새로운 일자리를 찾을 때 차별을 당했다고 응답한 것. 반면 4년제 대학 출신은 12.4%만 취업 과정에서 차별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대학수학능력시험 평균 점수를 기준으로 4년제 대학을 서울대 등 10개의 상위권대, 30개 중상위권대, 40개 중위권대, 기타 4년제로 분류하면 상위권대 출신의 취업 차별 경험 비율은 6.38%로 중위권대 출신(11.69%)이나 기타 4년제 출신(12.85%)보다 훨씬 적었다. 수능 성적이 사실상 취업 시장에 거의 그대로 적용되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나이와 거주지 등 다른 조건이 같더라도 학벌이 한 단계 높아질 때마다 취업 과정에서 차별을 당할 가능성은 3.6%포인트씩 줄어드는 것으로 분석됐다.
학벌은 임금과 자기만족도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 내에서 임금 차별을 받은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상위권 대학 출신은 2.63%에 불과했지만 고졸 출신은 14.85%에 이르렀다. ‘생활에 전반적으로 만족한다’고 응답한 비율도 상위권 대학 출신은 55.66%로 절반을 넘었지만 고졸은 28.22%에 그쳤다.
신장과 나이 역시 취업에 영향을 미쳤다. 다른 조건이 같을 때 키가 10cm 클수록 취업에서 차별을 경험할 개연성이 2%포인트씩 낮아진 것. 또 나이가 다섯 살 어린 구직자가 차별을 당할 개연성은 나이가 많은 구직자보다 1%포인트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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