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 자영업자 가운데 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은 43만 가구는 사실상 빚을 갚는 게 불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10일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금융 대출이 있는 저소득층(중위소득 50% 미만) 자영업 가구의 평균 월 가처분소득은 57만7000원으로 이들이 갚아야 할 월 원리금상환액(145만1000원)에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가처분소득 대비 채무상환비율은 251.4%나 된다.
연간 단위로 보면 더욱 심각했다. 저소득층 자영업자의 가구당 금융대출 잔액은 1억6934만 원으로 연간 가처분소득(692만6000원)의 24배를 넘는다. 이는 저소득층 상용직 가구(3.25배)는 물론이고 무직 가구(6.04배)보다 상황이 나쁜 것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통계청의 ‘2012년 가계금융복지조사’ 세부 자료를 분석해 이번 조사 결과를 내놓았다.
자영업자의 가계부채 문제가 심각해진 것은 경기침체가 길어지면서 소득이 급감해 저소득층으로 추락했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소득이 늘 적은 저소득층은 대출 자체가 불가능하거나 소액만 대출받을 수 있는 반면 자영업자는 사업 관련 자산을 담보로 거액의 사업대출을 받을 수 있었다”며 “이들의 소득이 갑자기 줄어들면서 가처분소득 대부분을 원리금 상환에 써야 하는 ‘부채의 악순환’에 빠졌다”고 말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저소득층 123만4000가구의 가처분소득이 최저생계비에 못 미친 만큼 앞으로 생계형 대출이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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