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모 씨(46)는 최근 휴대전화를 통해 ‘○○캐피털사, 700만 원 신용대출 가능’이라는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마침 급전(急錢)이 필요했던 터라 곧바로 연락했다. 전화로 연결된 사람은 대출모집인이었다.
그는 “신용등급 조회를 해보니 캐피털사 대출이 힘들 것 같다”며 “다른 저축은행의 대출을 알선해주겠다”고 했다. 김 씨는 통장 사본은 물론이고 주민등록 등본과 신분증 사본까지 모집인에게 팩스로 보냈다. 하지만 대출모집인은 저축은행이 아닌 대부중개업체 8곳에 김 씨의 개인정보를 무단으로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가계대출 3건당 1건을 차지할 정도로 대출모집인을 통한 대출은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거래질서 면에서는 개인정보를 유출하거나 과장광고를 하는 불건전한 대출영업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은행과 저축은행, 할부금융, 보험 등 109개 금융회사에서 대출모집인을 통한 신규 가계대출이 57조4000억 원으로 전체 가계대출의 29.7%를 차지했다. 이는 전년(52조8000억 원)보다 8.7% 늘어난 규모다.
지난해 대출모집인 수는 1만8646명으로 전년(2만2055명)보다 15.5% 줄었다. 하지만 영업망이 취약한 외국계 은행이나 저축은행이 모집인을 통한 신용대출에 뛰어들면서 모집인 관련 대출액이 늘었다. 모집인을 통한 신용대출 비중은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은 모집인을 통한 대출이 64.0%였고 씨티은행도 58.8%로 시중은행 평균(16.1%)을 크게 웃돌았다. 저축은행은 평균 68.0%나 됐다.
금감원은 휴대전화로 무작위로 보내는 대출 권유는 개인정보를 유출하거나 턱없이 높은 금리를 요구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에 응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최근 대출모집인을 사칭한 피해도 늘고 있어 해당 모집인이 통합조회 시스템(www.loanco-nsultant.or.kr)에 정식 등록됐는지 확인하라고 강조했다. 또 대출이자에 모집인 수수료가 이미 포함되어 있으므로 모집인이 신용등급 상향 수수료나 신용조회 비용 등 별도의 수수료를 요구하는 것은 불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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