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 인터뷰]“제빵 노하우 공개 이유? 외부 자극 받으려고요”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3월 14일 03시 00분


제과 명장 김영모 대표

김영모 김영모과자점 대표는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빵 공장에서 밀가루 반죽 보조를 시작으로 빵과 인연을 맺었다. 김 대표는 ‘김영모의 파운드케이크 컬렉션’ 등 제빵 관련 책을 꾸준히 출간하면서 자신의 노하우를 공개하고 있다. 동아일보DB
김영모 김영모과자점 대표는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빵 공장에서 밀가루 반죽 보조를 시작으로 빵과 인연을 맺었다. 김 대표는 ‘김영모의 파운드케이크 컬렉션’ 등 제빵 관련 책을 꾸준히 출간하면서 자신의 노하우를 공개하고 있다. 동아일보DB
동네 빵집이 프랜차이즈 제과점에 밀려 맥을 못 추고 있다. 하지만 김영모과자점은 오히려 점포 확장을 계획하고 있다. 직원이 180명에 달하고 연간 매출은 150억 원을 웃돈다. 매장 면적을 더 늘리지 않아도 각 점포의 매출은 매년 오르고 있다. 김영모 대표(60)는 자신의 빵집이 강남 사람들에게 30년 이상 인정받는 비결로 △꾸준한 품질 유지 △명품 전략 △동네 빵집과 프랜차이즈의 장점 조화 △무리한 확장 자제 △고객 서비스 등을 꼽았다. DBR(동아비즈니스리뷰) 124호(3월 1일자)에 실린 김 대표의 인터뷰 내용을 요약한다.

―30여 년간 많은 위기가 있었는데 이를 극복한 비결은 무엇인가.

“외환위기 때 빵 3개를 단돈 1000원에 판매하는 제과점이 많았다. 그런 매장은 대부분 망했다. 서비스는 빵을 하나 더 주거나 가격을 깎아주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고객의 마음을 이해해주는 게 진짜 서비스다. 한 번은 고객이 슈크림빵을 먹고 배탈이 났다. 배탈 원인은 아직도 정확히 모른다. 다른 음식 때문일 수도 있었다. 하지만 저희 제품을 드셨으니까 저와 집사람은 연락을 받고 가족을 병원까지 모시고 가서 치료해 드렸다. 이 가족은 30년 가까이 우리 가게의 단골이다.”

―품질 관리에 대한 일화가 많다. 마음에 들지 않는 빵은 모두 버렸다고 하던데….

“완벽한 제품이라고 판단될 때만 판매를 했다. 발효가 조금이라도 덜 되거나 지나치면 아무리 많이 만들어도 쓰레기통에 다 버렸다. 하루는 완벽한 제품이 아니니 판매하지 말라고 하고 밖에 나갔다 왔는데 제품이 진열돼 있었다. 아내가 아까우니까 팔려고 내놓은 것이다. 그런 식으로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해 가게 문을 반나절이나 닫았다. 아내에게 다시는 그렇게 안 하겠다는 약속을 받은 뒤 문을 열었다.”

―책을 통해 귀중한 제빵 노하우를 모두에게 공개하고 있다. 이유가 뭔가.

“기술을 외부에 공개해서 스스로 자극을 받기 위해서다. 제 책을 보고 다른 제빵사들이 노력하면 제품은 다양해진다. 차별화하려면 나는 다시 새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 일종의 ‘부메랑 효과’다. 또 기술을 공개해도 빵이 똑같이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머리로 생각하는 기술을 손에 익히려면 오랜 시간과 인내가 필요하다.”

―창업을 희망하는 사람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은….

“창업하려는 후배들은 주로 어떤 곳에 매장을 내야 성공할 수 있는지를 묻는다. 나는 오히려 이들에게 왜 창업을 하는지 물어본다. 대부분 돈 때문에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기능인은 돈을 벌려고 생각하는 순간부터 망한다. 돈을 좇아 장사를 하니 재료 단가를 낮추게 되고 결국 제품의 질이 떨어진다. 업종을 불문하고 재방문 고객을 만드는 것이 성공의 지름길이다. 단 한 번의 실수에도 고객은 발길을 돌린다. 제품이 먼저다. 돈은 결과적으로 따라오기 마련이다.”

■ 김영모 대표는 1982년 서울 서초구 서초동 무지개상가에 6평짜리 김영모과자점을 열고 이후 사업을 확장했다. 2007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천연 발효빵을 개발해 6번째로 제과부문 명장(名匠)이 됐고 2011년부터 대한민국명장회 회장도 맡고 있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김영모#제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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