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모 김영모과자점 대표는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빵 공장에서 밀가루 반죽 보조를 시작으로 빵과 인연을 맺었다. 김 대표는 ‘김영모의 파운드케이크 컬렉션’ 등 제빵 관련 책을 꾸준히 출간하면서 자신의 노하우를 공개하고 있다. 동아일보DB
동네 빵집이 프랜차이즈 제과점에 밀려 맥을 못 추고 있다. 하지만 김영모과자점은 오히려 점포 확장을 계획하고 있다. 직원이 180명에 달하고 연간 매출은 150억 원을 웃돈다. 매장 면적을 더 늘리지 않아도 각 점포의 매출은 매년 오르고 있다. 김영모 대표(60)는 자신의 빵집이 강남 사람들에게 30년 이상 인정받는 비결로 △꾸준한 품질 유지 △명품 전략 △동네 빵집과 프랜차이즈의 장점 조화 △무리한 확장 자제 △고객 서비스 등을 꼽았다. DBR(동아비즈니스리뷰) 124호(3월 1일자)에 실린 김 대표의 인터뷰 내용을 요약한다.
―30여 년간 많은 위기가 있었는데 이를 극복한 비결은 무엇인가.
“외환위기 때 빵 3개를 단돈 1000원에 판매하는 제과점이 많았다. 그런 매장은 대부분 망했다. 서비스는 빵을 하나 더 주거나 가격을 깎아주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고객의 마음을 이해해주는 게 진짜 서비스다. 한 번은 고객이 슈크림빵을 먹고 배탈이 났다. 배탈 원인은 아직도 정확히 모른다. 다른 음식 때문일 수도 있었다. 하지만 저희 제품을 드셨으니까 저와 집사람은 연락을 받고 가족을 병원까지 모시고 가서 치료해 드렸다. 이 가족은 30년 가까이 우리 가게의 단골이다.”
―품질 관리에 대한 일화가 많다. 마음에 들지 않는 빵은 모두 버렸다고 하던데….
“완벽한 제품이라고 판단될 때만 판매를 했다. 발효가 조금이라도 덜 되거나 지나치면 아무리 많이 만들어도 쓰레기통에 다 버렸다. 하루는 완벽한 제품이 아니니 판매하지 말라고 하고 밖에 나갔다 왔는데 제품이 진열돼 있었다. 아내가 아까우니까 팔려고 내놓은 것이다. 그런 식으로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해 가게 문을 반나절이나 닫았다. 아내에게 다시는 그렇게 안 하겠다는 약속을 받은 뒤 문을 열었다.”
―책을 통해 귀중한 제빵 노하우를 모두에게 공개하고 있다. 이유가 뭔가.
“기술을 외부에 공개해서 스스로 자극을 받기 위해서다. 제 책을 보고 다른 제빵사들이 노력하면 제품은 다양해진다. 차별화하려면 나는 다시 새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 일종의 ‘부메랑 효과’다. 또 기술을 공개해도 빵이 똑같이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머리로 생각하는 기술을 손에 익히려면 오랜 시간과 인내가 필요하다.”
―창업을 희망하는 사람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은….
“창업하려는 후배들은 주로 어떤 곳에 매장을 내야 성공할 수 있는지를 묻는다. 나는 오히려 이들에게 왜 창업을 하는지 물어본다. 대부분 돈 때문에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기능인은 돈을 벌려고 생각하는 순간부터 망한다. 돈을 좇아 장사를 하니 재료 단가를 낮추게 되고 결국 제품의 질이 떨어진다. 업종을 불문하고 재방문 고객을 만드는 것이 성공의 지름길이다. 단 한 번의 실수에도 고객은 발길을 돌린다. 제품이 먼저다. 돈은 결과적으로 따라오기 마련이다.”
■ 김영모 대표는 1982년 서울 서초구 서초동 무지개상가에 6평짜리 김영모과자점을 열고 이후 사업을 확장했다. 2007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천연 발효빵을 개발해 6번째로 제과부문 명장(名匠)이 됐고 2011년부터 대한민국명장회 회장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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