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정복(Conquest of Happiness)’(버트런드 러셀 지음·사회평론·2005)
‘행복의 정복’은 20세기의 위대한 철학자 버트런드 러셀이 쓴 책이다. 딱딱한 철학용어나 어려운 이론이 등장하지 않아 읽기 쉽다. 시대와 장소에 구애되지 않는 보편적 진리를 담고 있기에 수십 년간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자리를 지키고 있다.
행복하지 않은 사람들이 현실적으로 행복을 찾기 위해 지침으로 삼을 만한 내용이 담겨 있다. 경쟁, 권태, 질투, 죄의식, 자아도취, 피해망상 등 행복을 가로막는 마음속 장애물들과 열정, 사랑, 일, 관심, 인내, 노력 등 행복해지기 위한 조건들을 설득력 있게 제시했다.
‘행복한 사람은 대개 비슷하지만 불행한 사람은 각자 다른 이유를 갖고 있다’는 말이 있다. 행복해지려면 각각의 불행의 원인을 합리적으로 이해하고 처리해 나가야 한다. 특히 자신을 둘러싼 환경과 마음속에 그 원인이 있을 때는 맞서 싸워야 한다.
요즘 삶이 팍팍하고 어렵다 보니 ‘힐링’을 다룬 책들이 인기다. 사회경제적 조건으로 인해 삶이 힘들어졌다면 그 현실을 앞에 놓인 과제로 받아들이고 해결해야 한다. 하지만 오히려 각자의 마음속으로 들어가서 침잠하라는 식의 충고가 많다.
세상은 나와 대립하는 존재가 아니라 나의 생존을 지탱하고 행복을 가져다주는 기회의 원천이다. 따라서 세상과 화해하고 세상과 교류하며 열정을 갖고 행복을 찾아가야 한다. 자기 안의 부정적인 생각으로 현실을 도피하기보다는 바깥세상을 향해 에너지를 쏟아 부어야 한다. 현재 갖고 있지 않다고 해서 쉽게 포기하는 태도는 바람직하지 않다.
‘딸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딸기를 싫어하는 사람이 맛보지 못하는 즐거움을 누린다’는 문장은 ‘열정이 행복을 만든다’는 소제목 아래 나온다. 대체로 문장들이 쉽고 아름답다. 생각을 깊이 하게 만들지만 그렇다고 머리를 아프게 하지는 않는다.
읽다 보면 ‘이게 바로 내 생각이야’라는 느낌을 받는다. 무릇 리더들이 구성원들과 커뮤니케이션을 할 때도 이처럼 해야 할 것 같다. 수학자이자 논리학자라서 그런지 삶의 열정이 왜 중요한지 누구나 알 수 있을 만큼 쉽게 설명하고 있다. 스스로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명확하게 알고, 듣는 사람을 배려하는 대가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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