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Life]높아지는 경기회복 기대감… ‘주식의 시대’ 도래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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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3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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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그레이트 로테이션의 예열기
글로벌 경기회복 기조로 금리 추가 하락 여지 적어져, 위험자산 선호현상 나타날 것

“2013년은 채권에서 주식으로 투자 자금이 이동하는 그레이트 로테이션(Great Rotation)이 시작되는 해가 될 것이다.”

외국계 투자은행(IB)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의 전망이다. 불황이 길어지면서 마땅한 투자처가 없다보니 이런 주장은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들릴 수밖에 없다.

마침 올해 들어 글로벌 테일 리스크(Tail Risk·발생 가능성이 거의 없거나 보잘것없지만 의외로 큰 타격을 불러올 수 있는 위험)가 감소했다. 더욱이 위험자산으로의 자금 유입이 다시 증가하고 있다. 글로벌 펀드 동향도 마찬가지다. 최근 주식형 상품으로 자금 유입이 두드러지고 있다. 반면 채권형 상품에서는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노르웨이, 영국, 스웨덴 등을 중심으로 서유럽에서 4개월 만에 자금이 유출됐다. 이는 그레이트 로테이션으로 명명되는 현상과 일치하는 현상이다.

그렇다면 그레이트 로테이션 시기가 얼마나 이어질까. 각국 정부, 특히 미국의 정책 흐름과 향후 경제에 대한 전망을 명확히 살펴보면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불확실성은 많이 축소됐지만, 완전히 해소된 게 아니라고 말한다. 또 경기 회복세는 하반기(7∼12월)로 갈수록 뚜렷해지겠지만 경기 부양책은 여전히 필요하다고도 한다.

2007년 금융위기 이후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가 지속되다 보니 대표적 안전자산인 미국의 국채(10년물) 금리는 지난해 평균 1.79%로 낮아졌다. 직전 10년간 10년 물 국채 평균 금리가 3.66%였던 점을 감안하면 최근의 국채금리는 매우 낮아진 셈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2015년 중반까지 제로 금리를 유지하겠다고 약속한 마당에 국채금리가 단시일에 상승세로 전환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또 미국이 매달 주택담보대출채권(MBS) 400억 달러, 국채를 450억 달러씩 매입하는 양적완화를 기한 없이 시행하고 있다는 점도 당분간 저금리 기조가 유지될 수 있다고 보는 근거다.

하지만 경기 회복세가 양호하게 이어지면 글로벌 부양정책 기조는 바뀔 수 있다. 경제가 자생적인 성장의 궤도에 진입하고도 인위적 부양책이 지속된다면 버블(거품)이 빠르게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경기 회복세가 가시화되면 자연스럽게 저금리 정책과 양적완화 등 경기 부양책이 필요하지 않게 된다.

또 경기 회복과 더불어 인플레이션도 나타날 수 있다. 당국은 경기 회복세를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 인플레이션을 적정 수준으로 관리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게 되고, 결국 긴축적인 통화정책으로 선회할 수밖에 없다.

이 경우 금리상승에 다른 채권 가치 하락으로 채권 투자에 대한 기대 수익률은 지속적으로 낮아질 수밖에 없다. 이는 주식을 포함한 위험자산의 기대 수익률은 높아진다는 뜻이다. 이 과정에서 그레이트 로테이션은 정점에 도달하게 된다.

직전 경기 사이클을 되돌아보자. 아시아 금융위기와 미국의 정보기술(IT) 버블붕괴 이후 저금리 기조가 유지되던 시기보다 오히려 경제가 안정 성장기에 접어들어 물가방어 차원의 금리 인상이 재개된 2000년대 중반(2005∼2007년)에 위험자산 거래가 더 활발했다. 금리 상승으로 채권 가치는 하락한 반면 경기 회복으로 인한 소비 확대, 기업실적 개선, 상품시장 호조 등에 힘입어 위험자산 수익률이 양호하게 유지됐기 때문이다.

금리가 추가 하락할 여지가 많지 않고 불확실성 요인이 축소되며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가 형성되는 시점이 바로 그레이트 로테이션이 태동하는 시기라고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경기 흐름에 따라 투자 대상을 바꿔가는 과정에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와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가 공존하는 시기가 나타난다. 바로 올해가 안전자산과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가 ‘교집합’을 이루게 되는 시점이다. 올해는 그레이트 로테이션의 정점을 지나지 않았다. 따라서 아직은 위험보다는 기회의 확률이 큰 그레이트 로테이션 예열기라고 말하고 싶다.

이재성 스탠다드차타드은행 PvB/PiB사업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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