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지수펀드 인기
개별 주식 투자보다 안전하고, 매도 쉽고 분산투자 효과도
시장 예측 어려워 갈수록 인기
지난달 결혼한 직장인 김모 씨(32)는 목돈 마련을 위해 최근 투자처를 고민 중이다. 은행에 넣자니 낮은 금리가 마음에 걸리고 개별 종목의 주식을 매매하는 것은 아직 자신이 없다. 그는 최근 증권사 지점을 방문해 상장지수펀드(ETF)를 추천받았다. 최근 시장 변동성에 발 빠르게 대응하는 상품이 많이 출시되고 있는 점이 시선을 끌었다.
시장 변동성이 커지며 ETF 상품이 주목받고 있다. 최근 국내주가지수 외에도 특정 업종, 해외지수 등 다양한 기초자산을 바탕으로 한 ETF가 속속 상장되고 있다. 일반 뮤추얼펀드와 달리 주식시장에서 쉽게 사고팔 수 있어 자유로운 투자가 가능하다.
변동성 강한 시장에 적격
ETF는 코스피200 같은 기초자산의 움직임에 수익률이 연동된 상품이다. 주식시장에 상장돼 일반 주식처럼 실시간으로 매매할 수 있다. 국내에는 2002년 처음 도입돼 매년 50% 가까이 시장 규모가 확대돼 왔다. 유가증권시장 평균 거래금액의 10%를 차지할 만큼 덩치도 커졌다.
ETF는 일반 펀드보다 시장 상황에 발 빠르게 대응하는 상품으로 꼽힌다. 일반 펀드가 종가로만 매수가 가능하고 4일가량의 환매 기간이 걸리는 것과 달리 실시간 매매가 가능한 게 특징이다.
개별 주식에 투자할 때보다 위험이 적고 펀드매니저 리스크가 없는 것도 ETF의 장점이다. 비용도 저렴하다. 일반 펀드에 비해 수수료가 10% 수준으로 낮고 환매 수수료도 없다. 일반 주식거래와 달리 증권거래세가 면제되고 국내주식형 ETF의 경우 매매차익에 대해 비과세돼 절세효과도 있다.
국내 투자자가 선호하는 ETF는 크게 세 종류다. 가장 대표적인 게 국내 200개 대표 종목으로 구성된 코스피200에 투자하는 ‘코스피200 ETF’다. 이 상품은 국내 경제가 꾸준히 성장해 주요 종목 중심으로 주가가 오를 경우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코스피가 떨어지는 만큼 수익률이 올라가는 ‘인버스 ETF’, 코스피 상승폭의 두 배만큼 수익률을 얻을 수 있는 ‘레버리지 ETF’ 등도 있다. 다만 인버스와 레버리지 ETF는 지수가 예상과 반대로 움직일 때 큰 손실을 볼 수 있어 신중히 투자해야 한다.
업종 관련 ETF도 인기 상품 중 하나다. 가령 자동차 업황이 좋아질 때 현대차, 기아차 등 특정 종목의 주식을 사는 대신 자동차 업종 지수에 투자하는 것이다. 같은 방식으로 반도체와 정보기술(IT) 등 다양한 업종을 바탕으로 하는 ETF에 투자할 수 있다.
랩어카운트에서도 ETF 활용
국내외에서 언제 악재가 불거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시장 변동성을 줄인 상품이 대거 나와 투자자의 눈길을 끌고 있다.
증권사들이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는 ‘랩어카운트’ 상품도 이 같은 특징을 담고 있다. 자체 투자분석 모델을 활용해 시장 상황에 따라 ETF 편입 비중을 조절하는 게 특징이다. 위험도를 줄이고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어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이관순 미래에셋증권 고객자산기획팀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식 시장의 업종별 순환 사이클이 짧아지고 같은 업종 내에서도 종목별 움직임이 달라 ETF를 활용해 투자 위험을 분산시키는 게 최근 주식시장의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의 ‘플렉시블 차이나(Flexible China) 랩어카운트’는 중국 선전에 상장된 주식 300종목을 지수화한 CSI300지수를 추종하는 ETF에 투자한다. 이 중 국내상장형은 한국거래소에 상장된 CSI300지수를 추종하는 ETF에 투자하고 해외상장형은 홍콩거래소에 상장된 CSI300지수를 추종하는 ETF에 투자한다.
대신증권이 선보이는 ‘대신 밸런스(Balance) ETF랩’은 코덱스200, 또는 타이거200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매달 투자 비중을 재조정해 수익률을 극대화하는 게 특징이다. 최광철 대신증권 상품전략부장은 “시장 예측이 갈수록 어려운 상황에서 분산투자 효과와 저비용의 장점이 있는 ETF는 좋은 투자 대안”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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