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월 지급식 상품
연금만으로 생활비 모자라 저금리 기조로 예금보다 인기
랩, 안정-수익성 조절 가능… 투자성향따라 맞는 상품 선택
서울 강북구에 거주하는 김모 씨(55)는 전형적인 베이비부머 세대이다. 올해 연말이면 지난 30년간 몸담아 왔던 직장에서 정년퇴직을 해야 한다. 물론 김 씨는 노후보장제도인 국민연금과 퇴직연금, 개인연금까지 착실하게 유지했다.
하지만 은퇴 뒤 매월 받을 돈을 계산해보니 150만 원 남짓이라는 계산이 나왔다. 중산층의 부부 기준 적정 생활비인 250∼300만 원에 크게 못 미치는 것. 그렇게 20년에서 많게는 40년 넘게 생활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덜컥 겁이 났다.
다행히도 김 씨는 젊은 시절부터 모은 3억 원의 금융자산을 갖고 있다. 퇴직금과 더해 사업을 해볼까도 생각했지만 수많은 실패 사례를 듣고 마음을 고쳐먹었다. 차라리 여윳돈을 금융 상품에 넣고 매월 조금씩 받아쓰기로 했다.
김 씨처럼 은퇴를 앞뒀거나 이미 은퇴를 한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정적인 현금 흐름이다. 특히 수십 년 동안 월급을 받고 살았던 직장인들은 은퇴 후, 일할 때보다 훨씬 적은 액수를 받게 되면 생활이 급격하게 흔들릴 수 있다.
극심한 불경기에 퇴직금 같은 목돈을 한 곳에 투자하는 것도 위험하다. 또한 저금리 탓에 정기 예금 이자도 만족스럽지 못하다. 이런 은퇴자들을 위해 많은 금융회사들이 다양한 월 지급식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분산 투자로 수익 얻는 랩 상품
우리투자증권은 노후생활의 부족한 현금흐름을 보완해줄 수 있는 ‘100세 시대 플러스인컴 랩’을 판매하고 있다. 이 상품은 안정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상품이다. 투자자산의 70%는 고수익 채권형 펀드 등에 투자해 매월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한다. 나머지 30%는 상장지수펀드(ETF)을 통해 고수익을 노린다. 평균적으로 소비액의 70%는 필수적으로 비용이 드는 의식주에, 30%는 선택적인 취미와 여가 활동에 쓴다는 점에서 착안한 것이다. 100세 시대 플러스인컴 랩은 매월 발생한 이익을 고객이 지정한 날(5일,15일,25일)에 지급한다. 최소가입금액은 5000만 원이다. 김 씨의 경우 매월 적게는 100만 원에서 많게는 200만 원까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삼성증권이 판매 중인 ‘자문형 ELS(주가연계증권)랩’은 자문형 랩과 ELS 투자의 장점을 결합한 상품으로 특허도 출원돼 있다. 이 상품은 시중금리나 지수형 ELS보다 높은 수익성, 저평가된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한다. 올해 1월 선보인 후 1000억원이 넘는 자금이 모였다.
투자자는 자금운용계획에 따라 ‘월 지급형’과 ‘재투자형’ 중 선택해 투자할 수 있다.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이 2000만원으로 낮아지면서 세금 부담이 늘어난 투자자라면 월 지급형을 선택하는 게 좋다. 최소 가입 금액은 5000만 원이며 기본 투자기간은 3년이다.
동양증권이 내놓은 ‘동양 월 지급 솔루션’은 다양한 월 지급 관련 서비스와 상품을 결합시켰다. 고객 유형에 따라 ‘월 지급 신탁 Plan’, ‘월 지급 채권 Plan’, ‘월 지급 펀드 Plan’, ‘월 지급 Wrap Plan’, ‘월 지급 ELS Plan’, ‘월 지급 방카슈랑스 Plan’ 등으로 구성됐다.
안정형? 공격형? 월 지급 상품도 성향 따라
월 지급 상품도 투자자의 성향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대신증권이 판매하는 ‘대신 Balance 월 지급형 상품’은 매월 일정금액을 받으면서 만기가 되면 원금을 일시에 회수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채권과 환매조건부채권(RP)에 나누어 투자된다. 5년 간 1억 원을 투자할 경우, 매월 21만 원을 받고 5년 후 원금 1억 원을 돌려받는다. 안정적인 투자 성향의 사람에게 적합하다.
브라질 같은 신흥 국가들의 성장을 믿는다면 신한금융투자의 ‘월 지급식 브라질국채’를 권할 만하다. 만기를 기준으로 4년, 7년, 10년짜리 상품을 판매한다. 브라질 헤알화로 표시된 브라질 국고채권에 투자하며 표면금리는 연 10%이다. 헤알화 가치가 올라가면 환차익도 기대할 수 있다. 또 이자소득에 대해 비과세 되는 것도 매력적이다. 이자 지급 주기를 월별·분기별·반기별 등으로 선택할 수 있다.
한국투자증권에서 판매하고 있는 ‘얼라이언스 번스틴(AB) 월지급 글로벌 고수익 펀드(채권 재간접)는 신용등급이 낮은 채권에 투자한다. 높은 이자수익과 더불어 추가적인 자본 차익을 노린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