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 20% 인하? 국민석유회사 공식 출범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3월 21일 15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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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시베리아산 저가 원유 도입·정제하면 가능"
정유업계 "실현불가능한 주장…국제석유시장 단순 이해"

정유 4사 독점 구조인 현재 석유 시장 질서를 바로잡고 일반 주유소보다 20% 싸게 파는 주유소 설립을 목표로 하는 국민석유회사가 21일 법인 설립을 공식 선언했다.

국민석유회사는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연지동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창립발기인대회를 열고 각 지역준비위원회공동대표와 준비위원 중 창립분담금을 낸 발기인을 중심으로 법인을 설립했다. 발기인 1000명(주최측 추산)도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이들은 내달 초 법인 등록 절차를 마친 후 5월 중순 일반인 주식 공모를 실시할 계획이다.

앞서 국민석유회사는 지난해 6월 준비위원회를 꾸린 후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1인 1주 갖기 약정운동'을 벌여 현재까지 약정액 1200억원을 모았다.

이날 국민석유회사는 이태복 전 복지부장관을 대표이사 겸 이사회 의장으로 선출하고, 이윤구 전 적십자 총재, 이우재 전 마사회장, 이팔호 전 경찰청장 등을 고문으로 위촉했다. 이윤선 평택대 교수, 박상병 박사 등은 사외이사를 맡았다.

기름값을 20% 낮추겠다는 국민석유회사의 목표대로라면 현재 ¤당 2000원대인 휘발유 가격이 1600원대까지 떨어진다.

캐나다·시베리아 등에서 값싼 저유황 원유를 도입·정제하고, 휘발유·경유를 뽑아내는데 쓰이는 촉매제를 국산화해 원가를 낮추겠다는 것이다.

준비위는 향후 5000억 원을 모아 정제시설을 갖춘 국내 제 5의 정유사를 설립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국민석유회사의 석유가 20% 인하 방안이 실현 가능성이 없다며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분위기다.

대지를 무상으로 기부받는다 하더라도 5000억 원으로는 정제시설 설립이 불가능하고, 캐나다에는 해상 운송 시설이 없어 원유 도입이 어렵다는 것이다. 시베리아산 원유는 최근 가격이 올라 우리나라가 주로 수입하는 두바이유와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촉매제 국산화 주장에 대해서도 촉매 비용이 제조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0.1%에 불과해 비용 절감 효과가 크지 않다고.

한 정유 업계 관계자는 "국제 석유 시장을 너무 단순하게 이해한 것 같다"며 "정유업계는 국민석유회사에 대해 거의 신경을 쓰지 않은 분위기"라고 전했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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