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우 삼진제약 대표는 18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대표이사를 5연임하게 된 만큼 더욱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신약 개발과 글로벌 전략에 힘써 회사를 획기적으로 성장시키겠다”고 말했다. 삼진제약 제공
“1974년 입사 뒤 단 한 번도 봉급쟁이라는 마음으로 살지 않았습니다. 항상 이 회사의 주인이라는 마음으로 임해왔습니다.”
15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로 5연임돼 ‘제약업계 최장수 최고경영자(CEO) 시대’를 연 이성우 삼진제약 사장(68)은 이렇게 말했다. 이 사장은 중앙대 약대를 졸업하고 삼진제약에 입사해 영업담당 전무와 부사장 등을 거쳐 2001년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
이 사장은 18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 삼진제약 본사에서 열린 인터뷰에서 “이번 임기를 사실상 마지막 찬스라 생각하고 신약 개발과 글로벌 시장 공략으로 회사를 획기적으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이 사장은 모든 주변 사람들에게 배울 점이 있다고 했다. 그는 “‘경영의 신’으로 평가받는 일본 마쓰시타의 창업자 마쓰시타 고노스케가 만나는 사람마다 스승처럼 대하고 배우려 노력하는 것을 보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며 “주위 사람들로부터 항상 듣고 배우는 게 인간을 발전시키는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그의 이 같은 경영철학은 직원들과 소통하고 배려하는 ‘감성 경영’으로 이어졌다. 평소 이 사장은 임직원들과 찜질방을 찾아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누고 목욕탕에서 등을 밀어주기도 한다. 아침을 거르는 직원을 위해 김밥과 샌드위치를 마련해 두기도 한다.
이 같은 소통은 구성원을 결집시켰고 경영 성과로 이어졌다. 이 사장이 취임한 뒤 매출은 12년 동안 해마다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했다. 취임 전인 2000년 440억 원대였던 매출은 2010년 2000억 원을 돌파했다. 지난해에는 회사 보유 주식 67만 주(83억 원 상당)를 우리사주조합에 무상 출연해 삼진제약 전 임직원 주주시대를 열었다. 지난해 약가 인하에 따른 어려움 속에서도 1857억 원의 매출과 106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그는 “모든 구성원이 하나가 돼 뛴 덕분에 위기를 넘겼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일면식도 없는 한 고등학생의 의대 학비를 6년간 지원한 적도 있다. 이 사장은 2007년 2월 경찰대와 의대에 동시 합격한 김윤하 씨(당시 19세)가 어려운 형편 때문에 꿈꿔 온 의사의 길을 단념하게 됐다는 소식을 지인에게 전해 듣고 곧바로 학비를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김 씨는 입학 등록 마감 당일 이 사장 측이 보낸 등록금을 받고 의대에 진학했다. 매년 1000만 원씩 6년간 장학금을 받은 김 씨는 올 2월 의대 6년 과정을 마치고 어엿한 모습으로 이 사장을 찾아가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 사장은 “삼진제약 약품을 쓰라고 장학금을 지원한 게 아니다”라며 “오랜 소망대로 훌륭한 신경과 전문의가 되기를 바란다”고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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