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93주년/가자!한국기업]제주항공, ‘저비용 날개’ 日소비자도 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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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4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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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오사카와 나고야, 후쿠오카 등 3개 도시, 5개 노선을 주 35회 운항하고 있는 제주항공은 최근 일본 노선을 강화하며 위상을 높이고 있다. 제주항공 제공
현재 오사카와 나고야, 후쿠오카 등 3개 도시, 5개 노선을 주 35회 운항하고 있는 제주항공은 최근 일본 노선을 강화하며 위상을 높이고 있다. 제주항공 제공
애경그룹 계열 제주항공은 근거리 노선인 일본 항공 노선에 집중하면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현재 오사카와 나고야, 후쿠오카 등 3개 도시, 5개 노선을 주 35회 운항하고 있다. 저비용 항공사(LCC) 중에는 두 나라 간 노선 수와 운항 횟수가 가장 많다. 7월 4일부터는 인천∼도쿄, 인천∼나리타 노선 취항 횟수를 주 14회로 늘릴 계획이다. 이로써 제주항공은 저비용 항공사로 유일하게 도쿄와 오사카, 나고야, 후쿠오카 등 일본 4대 도시에 취항하는 항공사가 된다.

일본 노선에서 제주항공이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히 높은 편이다. 지난해 우리나라 항공 시장에 새롭게 진출한 일본계 저비용 항공사인 ‘에어아시아저팬’이나 ‘피치’, 우리나라 취항을 준비 중인 ‘제트스타저팬’보다 앞섰다. 일본 항공시장에서 보기 드문 저비용 항공사로 주목을 받으며 꾸준히 노선을 확대해 왔기 때문이다. 또 합리적인 운임에 서비스는 기존 항공사와 비교해 떨어지지 않는 등 장점들을 통해 인지도를 높여 왔다.

일본에서 제주항공을 이용하는 탑승객 중 한국인과 일본인 비율은 취항 첫해인 2009년 7 대 3으로 우리나라 승객이 압도적이었지만 지난해 말에는 4 대 6으로 일본인 승객이 한국인보다 많았다. 물론 지난해 하반기 엔화 가치가 급격하게 떨어져 우리나라의 일본인 관광객 수가 줄었던 외부적 요인도 있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까다롭기로 소문난 일본 소비자에게도 저비용 항공사라는 새로운 모델이 매력적으로 다가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로 인해 2009년 3월 제주항공이 가장 먼저 취항한 오사카 노선은 지난해 말 기준 수송분담률이 10.1%를 기록해 저비용 항공사로서는 유일하게 두 자릿수 분담률을 나타내며 우리나라와 일본 국적의 항공사 8개 가운데 세 번째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최근 상황도 제주항공에 유리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도시를 중심으로 운항해온 일본 국적 항공사가 수급 조절 등을 이유로 나리타, 오사카, 나고야 노선의 운항을 중단하고 운항횟수를 줄이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업계는 이런 상황이 공격적으로 시장을 확대하고 있는 제주항공에 또 한 번의 성장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나리타 노선 항공 자유화 등을 계기로 한국과 일본 노선 자체가 저비용 항공사를 중심으로 재편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 한일 노선에서 대한항공과 일본항공 등이 일본 노선 전체에서 차지한 비중은 2009년 95%에 달했으나 2012년에는 85%까지 떨어졌다.

이 밖에 저비용 항공사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이 바뀐 것도 제주항공의 성장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자신이 지향하는 가치를 포기하지 않는 대신 가격이나 만족도 등을 세밀히 따져 소비하는 이른바 ‘가치 소비’ 경향이 늘어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한일 양국의 저비용 항공사들이 운항 횟수를 늘리고 있어 한일 노선에서 저비용 항공사의 비중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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