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장기침체가 서비스업 짓눌러”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4월 2일 03시 00분


한은, 금융위기 전후 산업생산 분석

부동산 시장의 장기침체로 서비스업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도 과거의 성장률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한국은행에서 나왔다.

한은 산업분석팀 배성종 차장 등은 1일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산업별 생산변동요인 분석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건설업 및 서비스업 생산은 경기와의 연관성이 크게 약화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보고서는 2009년 2분기(4∼6월)∼2012년 4분기(10∼12월) 산업별 성장률을 분석한 결과 제조업 성장률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성장률 추세로 회복됐지만 건설업과 서비스업은 과거보다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대표적 제조업종인 자동차는 2000년 1분기(1∼3월)∼2008년 3분기(7∼9월)까지 연평균 6.6% 성장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후인 2009년 2분기(4∼6월)부터 지난해 4분기(10∼12월)까지는 14.2% 성장해 성장률이 오히려 높아졌다.

반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 임대업 성장률은 ―5.3%로 위기 전 평균 성장률인 3.4%보다 크게 낮아지는 등 금융보험업, 생산자 서비스업 등 대부분의 업종에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의 성장률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보고서는 서비스업과 건설업 부진의 원인으로 국내 부동산 침체 장기화를 꼽았다. 부동산 임대업, 금융보험업 등 과거 제조업에 비해 높은 성장률을 보였던 서비스업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부진에 빠진 것은 경기 변동보다 부동산 침체 등 경기 외적인 요인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다. 배 차장은 “금융위기 이후 산업별 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 특이요인들이 해소되지 않으면 앞으로 경기 회복에 제약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통화·재정 정책 외에 부동산 대책 등 산업별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경제장관간담회에서 “(주택) 시장 부진이 심화되고 장기화되면 민간투자와 건설투자의 회복을 지연시키고 금융건전성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우려했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서비스업#부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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