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삼성동 복합쇼핑몰 코엑스몰의 운영권을 놓고 현대백화점과 한국무역협회가 충돌하게 됐다.
현대백화점과 한무쇼핑은 9일 한국무역협회와 코엑스에 대해 코엑스몰의 관리 운영권을 보장해 달라는 내용의 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제기했다. 무역협회는 코엑스몰을 소유하고 있고, 코엑스는 코엑스몰에 대한 포괄적인 운영권을 갖고 있다. 현대백화점이 65.4%의 지분을 갖고 있는 한무쇼핑은 코엑스몰의 식음료 및 소매점 관리 운영권을 갖고 있다.
1986년 무역센터단지 일대의 호텔 및 쇼핑센터 개발을 추진할 당시 무역협회와 현대산업개발 등 출자사들은 지하 아케이드 운영권을 쇼핑센터 법인에 주는 약정서를 체결했다. 이후 지하 아케이드 운영을 위해 한무쇼핑이 설립됐고 현대백화점이 최대주주로 지금까지 운영을 맡아왔다. 그러다 올해 2월 무역협회가 한무쇼핑의 매장 관리 협약 기한이 끝났다고 통보하자 소송을 냈다.
양측은 1986년 당시 코엑스몰 운영과 관련해 맺은 약정서의 효력을 놓고 맞서고 있다. 무역협회 측은 “한무쇼핑에 운영을 맡기는 약정서의 효력은 1998년 지하 아케이드를 철거하면서 종료됐다”고 밝혔다. 2000년 새로 들어선 코엑스몰은 지하 아케이드와 별개의 시설이라는 주장이다. 이후엔 코엑스와 한무쇼핑이 별도의 계약을 맺어 운영을 연장해 왔으며 그 계약도 2월로 종료됐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현대백화점은 “지하 아케이드가 철거된 것이 아니라 확대 리뉴얼된 것”이라며 “1998년 당시 무역협회 측도 같은 시설이라고 확인한 바 있다”고 주장했다.
무역협회 측은 한무쇼핑과 결별한 뒤 코엑스의 자회사를 세워 코엑스몰을 운영할 것으로 알려졌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코엑스에서 매장 관리를 위한 법인을 새로 만드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며 “무역협회 임직원을 보낼 자리를 만들기 위해 계약을 종료했다는 일각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 측은 유통업의 노하우가 없는 새 법인이 코엑스몰을 맡게 되면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등이 포함된 인근 상권 전체가 낙후될 것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롯데그룹의 잠실 롯데슈퍼타워 건립 이후 본격화될 강남 상권 대결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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