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시장에 확산되면서 국고채 금리 등 주요 시장금리가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1999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한은이 10일 발표한 ‘3월 중 금융시장동향’에 따르면 3월 중 3년 만기 국고채 평균 금리는 연 2 .60%로 2월보다 0.1%포인트 떨어졌다. 지난해 10월 한은이 기준금리를 2.75%로 0.25%포인트 인하한 뒤 상승하던 국고채 금리는 올 들어 석 달 연속 하락하고 있다.
또 은행채(3개월) 금리가 3월 말 현재 2.62%로 전월보다 0.05%포인트, 3년 만기 회사채(AA-등급) 금리는 2.88%로 한 달 전보다 0.09%포인트 떨어지는 등 모두 관련 통계 집계 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하락했다.
시장금리가 크게 떨어진 것은 지난달 28일 기획재정부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0%에서 2.3%로 하향 조정한 뒤 한은이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기준금리가 낮아진 뒤 채권금리가 따라서 낮아지지만 이번에는 기준금리가 인하될 것이라는 전망이 커지면서 채권금리가 미리 하락하고 있는 것.
한은은 11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 수정치 발표와 함께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금융시장 전문가들 사이에선 한은이 당초 2.8%였던 성장률 전망치를 2.5% 안팎으로 낮추고 기준금리도 2.75%에서 0.25%포인트 내릴 것이란 예상이 많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기재부가 이번 금통위부터 ‘열석 발언권’(기재부 관계자가 금통위에 참석해 발언하는 권한)을 행사하지 않기로 한 것도 정부가 금리 결정에 개입했다는 논란을 예방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채권시장에서는 최근 ‘북한 리스크’가 커졌고, 채권값이 이미 꼭지를 찍었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채권값 상승(채권금리 하락)을 이끌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을 떠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1조6000억 원의 한국 채권을 순(純)매입한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달 들어 8일까지 일주일여 만에 2조5000억 원의 채권을 순매도했다.
한편 새 정부가 중소기업 지원을 강화하기로 하면서 3월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잔액은 455조1000억 원으로 전월보다 2조9000억 원 늘었다. 또 취득세 감면연장 등의 영향으로 은행의 가계 주택담보대출은 314조8000억 원으로 전월보다 9000억 원 늘어 석 달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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