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기업 ‘아베 드라이브’ 타고 실적 개선… 국내 20개 펀드중 ‘피델리티재팬’만 상대적 苦戰
‘+15% vs ―3%’
최근 1년간 일본펀드와 국내펀드의 수익률을 비교한 수치다. 엔화 약세 정책으로 경기를 살리겠다는 일본 정부의 움직임에 발맞춰 일본 기업들은 실적이 개선되고 주가도 급등하고 있다. 반면 국내 업체들은 수출실적이 주춤한 데다 북한 리스크까지 떠안아 주가가 좋지 않다. 이런 상황이 펀드 성적에 고스란히 반영된 것이다.
투자자도 수익성이 좋은 일본 시장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특정 시장이 좋다고 ‘다 걸기 투자’를 할 경우 주가가 하락할 때 대책이 없다며 포트폴리오를 짜서 ‘영리하게’ 투자하라고 권고한다.
○ 일본펀드 안에서도 희비 엇갈려
일본펀드의 수익률은 그야말로 ‘승승장구’ 중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설정액 10억 원 이상 일본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올해 들어 15.8%에 이른다. 같은 기간 국내와 중국, 브릭스 등 주요국 펀드가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인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특히 일본이 엔화 약세 정책에 본격적인 드라이브를 걸기 시작한 올 들어 대부분 운용사의 펀드가 15% 이상 두 자릿수 수익률을 올렸다. 최근 3개월 기준으로 한화자산운용이 운용하는 ‘일본주식&리츠’는 21.2%의 수익률을 올렸다. 20개 펀드 중 피델리티자산운용이 운용하는 ‘피델리티재팬’(9.9%)을 제외하고는 모두 10%를 넘겼다.
일본펀드를 구성하는 기업 중에는 엔화 약세의 혜택을 톡톡히 입고 있는 자동차 종목이 눈에 띈다. 올해 수익률이 17%에 달하는 한화의 ‘재팬코아’는 투자비중 상위 5개 종목 중 도요타와 혼다 등 2개의 자동차 종목이 포함돼 있다. 도요타와 일본 금융회사를 주요 종목으로 편입한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의 ‘Tops일본대표기업’ 역시 16%의 수익률을 보였다.
최중혁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수출 경쟁력을 확보한 일본의 자동차 회사가 해외 시장에서 비중을 넓혀가며 실적과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고 풀이했다.
○같은 업종으로 구성된 국내펀드는 ‘마이너스’
반면 일본펀드와 비슷하게 자동차, 금융을 주력 업종으로 담은 국내펀드는 수익률이 지지부진하다. 신한금융투자와 에프앤가이드에 의뢰해 현대차와 기아차 등 국내 대표 자동차주와 금융회사를 편입한 펀드의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대부분이 올 들어 마이너스 수익률을 나타냈다.
현대자산운용의 ‘현대그룹플러스’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타이거자동차’, 대신자산운용의 ‘자이언트 현대차’는 최근 3개월 수익률이 ―1%대에서 ―5%대 사이다.
전문가들은 국내 업체의 실적이 지지부진한 사이 일본 기업이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에 따르면 원-엔 환율이 10% 떨어지면(원화 가치는 상승) 미국 유럽에서 일본차와 경쟁하는 한국 자동차 수출액은 12% 감소하는 것으로 예측됐다. 김강오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앞으로 주요 시장에서 현대차 등과 일본 자동차 업체의 경쟁이 점점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펀드의 실적이 좋다고 ‘묻지마 투자’에 나서는 건 위험하다는 지적이 많다. 조혜진 삼성증권 프라이빗뱅커(PB)는 “대부분 일본펀드는 환 헤지가 안 돼 있다는 점에 유념해 투자에 나서야 한다”며 “과거 중국펀드처럼 ‘다 걸기 투자’를 할 경우 상황이 바뀌면 한 번에 망가질 수 있으므로 분산투자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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