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이 가정용 뷰티 생활가전 시장에는 오히려 도움이 됐습니다. 전문가의 손길을 빌리는 것보다 직접 관리해 비용을 아끼려는 ‘셀프족’이 늘어났기 때문이죠.”
콘에어는 미국 가정의 95%가 사용하는 ‘국민 제품’들을 만드는 미용기기 및 주방용 소형가전 전문업체다. 생활가전 브랜드인 ‘콘에어’를 필두로 헤어기기인 ‘바비리스’와 ‘비달사순’, 주방가전인 ‘쿠진아트’ 등 24개 브랜드를 거느리며 114개국에 진출해 있다. 최근 방한한 콘에어의 창업자 레안드로 리주토 회장(74)은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유럽의 ‘절대 강자’ 필립스를 제치고 처음으로 생활가전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며 “불황에도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혁신적인 제품력 때문”이라고 말했다. 콘에어는 지난해 20%대의 매출 성장세를 보였다. 한국 시장에는 2011년 지사를 설립하고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섰다.
리주토 회장의 부모는 이탈리아계 이민자 출신이다. 이들은 함께 미용실을 운영하며 아메리칸 드림의 꿈을 키웠다. 자연스레 미용 관련 용품에 관심을 갖게 된 리주토 회장은 1959년 헤어기기 회사를 설립했다.
권총 모양의 손잡이가 달린 드라이어를 업계 최초로 개발해 시장에 선보인 것이 사업의 기반을 닦는 계기가 됐다. 이 초기 제품 출시 이후 1970년대 후속 제품으로 선보인 ‘옐로 버드’는 전 제품이 매진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리주토 회장은 콘에어의 혁신 정신을 설명하며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의 자서전을 거론했다.
“책 속에 애플의 맥 컴퓨터가 ‘쿠진아트’가 1965년 선보인 주방기기 디자인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됐다는 부분이 있었어요. 책이 발간되자마자 세계 각국에서 회사 홈페이지 등을 통해 문의 및 코멘트가 20억 건이나 접수됐어요.”
그는 한국시장에서 다음 달 선보일 ‘바비리스 미라컬’ 역시 혁신으로 콘에어의 위상을 다시 한 번 높여줄 ‘효자’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리주토 회장은 “직접 보여주고 싶다”며 동석한 여성 직원에게 이 제품을 시연해 달라고 부탁했다. 머리카락을 헤어 롤러에 일일이 감을 필요 없이 가닥으로 나눈 뒤 안쪽에 넣기만 하면 곧바로 강한 컬이 완성되는 기기였다. 여성용 제품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콘에어’의 사업 특성상 여성들에 대한 이해는 필요충분조건으로 통한다.
“흠, 여자들의 마음을 읽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죠. 전 야구 선수를 하다가 사업을 하게 됐는데 완전히 상반된 영역을 경험한 셈이죠. 지금은 11명의 손주 중 8명이 손녀이다 보니 젊은 여성들의 관심사가 무엇인지 자주 전해 듣고 있어요.”
그는 사업 초기인 1960년대에 서울을 처음 방문했다. “서울 거리에 전차가 다니던 그때 그 시절과 세계 유행의 메카가 된 현재는 비교 대상으로 삼기 어려울 정도죠. 유행을 앞서가는 한국시장에서 ‘넘버 원’이 되는 게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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