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광다이오드(LED) 조명이 중소기업 적합 업종으로 선정된 지 1년 반이 지났지만 이렇다 할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시장은 해외 기업들이 잠식하고 있고, 삼성전자 등 대기업은 국내 시장을 포기한 채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정부는 2011년 LED를 중기 적합 업종으로 지정하고 자산총액 5조 원 이상 대기업은 정부 조달 시장에서 전면 철수하고 민간 시장에서는 백열등을 대체하는 전구(벌브)형 제품만 만들 수 있도록 했다. 중견기업은 민간시장 전 품목에 진출할 수 있지만 정부 조달 시장에서는 철수하도록 했다.
조달청에 따르면 지난해 LED 조명 정부 조달 시장 규모는 1440억6000만 원이다. 2011년 858억4000만 원보다 약 67% 늘어난 수치다. 하지만 업계는 중기 적합 업종 지정 전부터 경쟁력을 갖고 있던 상위 4, 5개 중소기업이 정부 조달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국내 LED 조명 시장에서 정부 조달 부문이 60∼70%를 차지하는 점을 감안하면 대부분의 중소기업은 나머지 작은 파이를 나누고 있는 셈이다.
중견기업으로 분류되는 10여 개 LED 조명업체도 피해가 적지 않다고 호소했다. 조달 시장 참여 자체가 불가능한 데다 민간 시장의 대부분은 이미 해외 대기업들이 장악했기 때문이다. 특히 이제 갓 중소기업을 졸업하고 중견기업으로 분류된 곳들의 불만이 크다.
한 LED 중견기업 임원은 “정부 조달 시장은 중소기업이, 민간 시장은 (외국계) 대기업이 차지하면서 중견기업은 아예 설 자리를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국내 대기업도 고민이 깊다. 내수시장 성장이 더딘 데다 해외시장에서는 오스람, 필립스, GE라이팅 등 글로벌 업체들과 경쟁해야 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들 해외 선발 업체들은 내수 시장에서 중기 적합 업종 규제에서조차 벗어나 있어 국내 대기업들은 역차별을 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 LED 대기업들은 본격적인 해외 시장 개척에 나섰다. 삼성전자와 LG이노텍은 23일(현지 시간)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세계 조명박람회(LFI)’에 참가해 주요 제품들을 선보였다. LFI는 북미 지역의 최대 조명 전시회로, 세계 500여 개 업체가 참가하고 업계 종사자만 3만 명이 관람하는 행사다.
시장조사기관 NDP디스플레이서치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2016년 세계 LED 조명기구 수요는 올해보다 3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LED 조명기구는 지난해 세계시장에서 1600만 개가 팔렸고, 올해는 3300만 개가 판매될 것으로 보인다. LED 조명기구에 들어가는 LED칩 기준으로는 시장규모가 지난해 167억2600만 개에서 2016년 904억7100만 개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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