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휴먼 브랜드’ 전성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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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4월 29일 03시 00분


기업에 기획아이디어 제공하지만 종속되지않고 전문성 인정받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분야 활발… 인지도+실력 ‘○○○에디션’으로 정착

피현정 씨(왼쪽)가 한국화장품과 내놓은 ‘피현정 에디션’은 홈쇼핑에서 ‘완판’ 기록을 세우고 있다. 피 씨는 자신의 인지도와 경험을 바탕으로 활동하는 ‘1인 휴먼 브랜드’ 사례 중 하나로 꼽힌다. 한국화장품 제공
피현정 씨(왼쪽)가 한국화장품과 내놓은 ‘피현정 에디션’은 홈쇼핑에서 ‘완판’ 기록을 세우고 있다. 피 씨는 자신의 인지도와 경험을 바탕으로 활동하는 ‘1인 휴먼 브랜드’ 사례 중 하나로 꼽힌다. 한국화장품 제공
패션잡지 편집장 출신인 피현정 씨(42)는 다양한 직함을 갖고 있다. 브랜드컨설팅회사 ‘브레인파이’의 대표이자 ‘뷰티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뷰티 크리에이터’ 등의 직함도 쓴다. 그녀는 기업들과 협업하며 자신의 이름과 아이디어를 주지만 그 기업에 완전히 소속된 것은 아니다. 화장품 비평가로서 활동해 온 이력으로 자신의 브랜드 가치를 높여 기업들로부터 많은 협업 의뢰를 받는다.

최근 피 씨처럼 스타급 대접을 받는 유명인들이 ‘1인 휴먼 브랜드’로 활약하고 있다. 연예인은 아니지만 해당 업계의 스타가 된 사람들이다. 연예인 광고모델은 단순히 기업의 이미지를 높여주는 역할을 하지만 이들은 기업의 생산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51년 전통의 한국화장품은 대기업과 신생 브랜드숍 화장품에 밀려 어려움을 겪다가 지난해 9월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피 씨에게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D)가 되어줄 것을 요청했다. 이렇게 해서 지난달 내놓은 브랜드 ‘피현정 에디션’은 GS숍을 통해 판매하자마자 준비한 물량이 ‘완판’됐다. 요즘 한국화장품 공장은 오랜만에 수요를 맞추기 위해 바삐 움직이고 있다. 피 씨는 “7, 8년 동안 꾸준히 칼럼과 방송을 통해 ‘화장품은 필요한 것만 써야 한다’, ‘세안법이 중요하다’고 일관되게 주장했다”며 “뷰티 크리에이터의 전문성과 일관된 주장이 일종의 브랜드가 된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의 전성시대를 연 1인 브랜드로는 스타일리스트인 정윤기 씨가 꼽힌다. 그는 2009년 CJ오쇼핑 최초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참여해 회사 매출을 늘렸다. 그는 CJ오쇼핑, CJ E&M 고문으로 활약 중이다. 블로그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인지도를 쌓은 사람들도 기업들이 주목하는 휴먼 브랜드다. 구두 브랜드 슈콤마보니는 최근 론칭 10주년을 맞아 파워 블로거 유진 씨와 협업해 제품을 내놓았다. 슈콤마보니를 운영하는 코오롱FnC 관계자는 “연예인 마케팅은 이제 흔하다. 전문성이 있으면서 대중에 인지도가 있는 사람이 참여하면 소비자에게 더 신뢰감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아무리 전문성이 있더라도 인지도가 있어야 1인 브랜드로 성장하기 때문에 각 분야 전문가들의 출판, 칼럼, 방송 활동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전문적으로 휴먼 브랜드와 기업을 연결해 주는 마케팅 조직도 생겼다. 광고대행사 대홍기획은 지난해부터 세계적인 산업 디자이너 카림 라시드와 협업할 가능성이 있는 기업의 상품 기획과 마케팅 계획을 도와주고 있다. 라시드는 대홍기획을 통해 행남자기 디자인과 서울 동대문구에 들어설 롯데 피트인(롯데의 쇼핑몰 브랜드)의 푸드코트 디자인을 맡았다. 대홍기획은 또 영국 일러스트 작가 제이슨 브룩스와 롯데백화점의 협업 마케팅도 하고 있다.

대홍기획 채대일 주니어 디렉터는 “전문성이 보증된 디자이너나 전문가와 협업하면 기존의 연예인 광고보다 더 나은 프리미엄 이미지를 줄 수 있다”며 “사람과 기업의 협업 마케팅은 더 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피현정#한국화장품#1인 휴먼 브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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