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마켓 뷰]브라질 불황 그늘 속 인터넷 비즈니스는 활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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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4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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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열 미래에셋증권 브라질법인장
이만열 미래에셋증권 브라질법인장
4월 초 발표된 브라질 12개월 누적 물가상승률(6.59%)이 정부의 통제 상한선(6.5%)을 벗어나면서 시장의 예측대로 기준금리가 연 7.25%에서 7.5%로 0.25%포인트 인상됐다. 경제성장률은 3%대 초반으로 예상되면서 추가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정책은 반대로 가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브라질 경제의 어려움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브라질 최대 자원그룹 EBX의 사례를 보면 브라질 경제가 왜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답이 나온다. 모든 계열사가 X로 끝나 흔히 ‘X그룹’으로 불리는 EBX그룹은 최근 심각한 주가폭락 사태를 겪고 있다. X그룹은 2009년 주력회사인 OGX를 상장하면서 원유 매장 추정치를 근거로 9조 원 이상의 대규모 자금을 기업공개(IPO)시장에서 조달했다. 성공적인 데뷔로 그룹오너인 에이키 바티스타 회장이 그해 전 세계 8대 부호에 올라서기도 했다. 하지만 기업공개 때 한 약속을 지키지 못해 최근 시장의 신뢰를 잃고 주가가 폭락하고 있다.

깨진 약속은 원유 생산과 관련이 있다. OGX는 상장하면서 2011년 원유 생산을 약속했지만 약속을 지키지 못했고 2012년 1월에야 생산을 개시했다. 이마저도 계속 생산량이 줄어드는 등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다. 다른 계열사인 MMX도 전용 부두를 신설해 수출에 나서기로 했지만 부두 완공은 계속 지연되고 있다. 그룹 내 대표 우량기업인 MPX도 사업 지연에 따른 손실과 그룹 유동성 루머를 못 견디고 결국 독일 E-ON사에 매각됐다.

물론 근본적으로는 원자재 개발에 치중된 그룹 구조 때문에 이 그룹은 어려움에 처했다. 원유개발기업인 OGX, 철광석기업 MMX를 중심으로 물류기업 LLX, 석유탐사조선기업 OSX 등 주력기업이 거의 대부분 원자재와 관련이 있다. 하지만 상장 때 한 약속을 무슨 수를 써서라도 지켰다면 지금처럼 곤란한 상황에 처하지 않았을 것이다.

브라질 경제가 겪는 어려움의 근원도 크게 다르지 않다. 정부가 발표한 수많은 인프라 투자 활성화 대책은 실행이 너무 느리다. 지난달에는 대두를 수확해 트럭에 실어온 물량을 산투스 항구에서 몇 주 동안 선박으로 옮겨 싣지 못해 썩혔다. 수입국은 계약을 취소했다. 인프라 투자 활성화에 대한 기대가 사라졌다. 항만 노조는 야간 근무를 거부하고 있다.

이처럼 심각한 상황이라면 정부가 비상상황으로 가동돼야 한다. 하지만 부처 장관만 38명인 브라질 정부는 최근 소기업 담당 장관직을 신설했다. 관료의 수만 늘었지 관료주의는 개선될 기미가 없다.

이처럼 인프라 부족과 관료주의가 브라질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지만 브라질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인터넷 상거래는 한국 투자자들이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인터넷 사용인구가 8850만 명에 이르면서 최근에는 인터넷을 이용한 사업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온라인쇼핑 구매자는 2002년 200만 명에서 지난해 4300만 명으로 급증했고 구매금액도 6000억 원에서 12조 원대로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이면서 인터넷 신흥 부호도 탄생하고 있다.

브라질의 대표 전자상거래업체 중 하나인 넷슈즈사는 온라인에서 스포츠용품을 팔고 있다. 지난해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의 투자를 유치했고 5월에는 나스닥 상장을 앞두고 있다. 시가총액은 1조 원을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브라질의 1인당 인터넷쇼핑 월 소비금액은 18만 원으로 세계 2위이며 한국(15만 원)보다도 많다.

브라질 인터넷 비즈니스의 성장 가능성에 많은 한국 기업이 관심을 기울여주기 바란다.

이만열 미래에셋증권 브라질법인장
#브라질#물가상승률#전자상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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