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 먹으러 회사 구내식당 갔더니 스튜어디스 차림으로 서빙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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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4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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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급식업체 유니폼의 진화

현대그린푸드는 ‘라임그린’ 콘셉트를 적용한 새 유니폼을 선보였다(가운데 사진). CJ프레시웨이는 고객사마다 맞춤형 유니폼을 입는데 SC은행점 직원(왼쪽 사진)은 검은 베레모에 회색 실크 셔츠를, 골프장인 베어즈베스트점 매니저(오른쪽 사진)는 회색 조끼를 입는다. 각 업체 제공
현대그린푸드는 ‘라임그린’ 콘셉트를 적용한 새 유니폼을 선보였다(가운데 사진). CJ프레시웨이는 고객사마다 맞춤형 유니폼을 입는데 SC은행점 직원(왼쪽 사진)은 검은 베레모에 회색 실크 셔츠를, 골프장인 베어즈베스트점 매니저(오른쪽 사진)는 회색 조끼를 입는다. 각 업체 제공
위탁 급식업체인 현대그린푸드 홈페이지의 ‘고객의 소리’에 지난해 3월 한 고객사 직원이 글을 올렸다.

“점심을 먹으러 구내식당에 갔습니다. 음식은 맛있는데 영양사가 입은 흰색 옷을 보니 병원에 치료를 받으러 온 것 같아 식욕이 뚝 떨어지는군요. 이 문제를 해결해 주세요.”

이 황당한 불만에 현대그린푸드 기획팀 직원들은 갸우뚱했지만 곧 머리를 맞댔다. 결국 이 불만 글 하나가 직원 유니폼의 전면 교체로 이어졌다. 유니폼도 고객 서비스의 일환이라고 경영진이 판단했기 때문이다.

위탁 급식업체들의 유니폼에 ‘굿 루킹(good-looking)’이 화두로 떠올랐다. 단순히 밥만 주는 구내식당 이미지에서 벗어나게 하고 고객 불만도 잠재우는 효과가 있다. 대형 급식업체들은 일류 디자이너를 섭외해 유니폼을 새로 디자인하거나 직장별 맞춤형 유니폼을 개발하는 등 영양사와 조리사의 이미지 변신을 위해 애쓰고 있다.

현대그린푸드는 최근 전국 460여 개 영업장에서 일하는 8000여 명의 영양사와 조리사의 근무복을 전면 교체했다. 예전에는 흰색과 검은색으로 된 가운과 유니폼을 입었지만 이를 세련된 정장 풍의 유니폼으로 바꾼 것이다. 영양사들은 갈색 계열의 스커트와 재킷으로 된 옷을 입는다. 조리시설에 들어갈 때 입는 조리복은 허리 라인이 들어간 슬림한 디자인으로 바뀌었다. 조리사들의 앞치마에는 세로 줄무늬를 넣고, 목에는 리본도 달았다.

현대그린푸드 새 유니폼의 핵심 색상은 ‘라임그린’이다. 영양사의 셔츠, 조리사의 소매와 줄무늬에 모두 밝은 녹색이 들어갔다. 현대그린푸드 관계자는 “고객 불만을 줄이기 위한 이미지 전략의 하나”라고 말했다. 경쾌한 느낌을 주고, 보는 사람의 기분을 안정시킬 수 있는 색을 채택하면 고객들이 불만을 덜 제기할 것으로 본 것이다.

아워홈도 지난해 8년 만에 800여 개 영업장의 1만여 명 직원에 대한 유니폼 교체를 단행했다. 파스텔 톤을 채택해 좀더 화사한 느낌을 주는 유니폼은 ‘미스지컬렉션’의 지춘희 디자이너가 참여한 ‘작품’이다. 아워홈 관계자는 “많은 직원들의 유니폼을 한꺼번에 바꾸면서 만만찮은 비용이 들었지만 업계 최고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취지에서 추진했다”고 말했다.

위탁 급식업체지만 같은 건물에서 일하는 동료라는 인식을 주기 위해 유니폼을 교체하기도 한다. CJ프레시웨이는 최근 은행, 골프장 등 전국 15개 점포에서 ‘고객사 맞춤형 유니폼’을 채택했다. 입점해 있는 회사의 기업이미지(CI)나 사무실의 인테리어 등을 고려해 유니폼의 색깔이나 디자인을 바꿔서 적용한 것이다.

이런 전략은 실제로 효과를 거두고 있다. 현대그린푸드가 시범적으로 지난달 미리 유니폼을 교체한 대형 백화점과 기업 구내식당에서 한 달간 제기된 불만 건수는 2건이었다. 반면 칭찬 건수는 한 달 동안 40여 건이 접수됐다. 아워홈 관계자도 “조리사들이 산뜻한 복장을 착용한 뒤로 이들에게 ‘님’ 호칭을 붙이는 손님들이 부쩍 늘었다”고 전했다.

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급식업체#유니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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