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지난해 말 기준 부채는 138조 원. 하루 이자만 123억 원, 1년 이자로 지출하는 금액은 총 4조4881억 원이다. 2009년 109조 원이던 부채는 3년 사이 약 29조 원이 늘었다. 보금자리사업 등 적자가 나는 국책사업을 떠맡은 결과다.
공식 ‘국가부채’에는 포함되지 않는 공공기관의 ‘숨겨진 빚’이 500조 원에 육박했다. 잠재적 국가부채인 공공기관 부채가 국가부채의 절반을 넘어서면서 머지않은 미래에 한국 경제를 위협할 뇌관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따라서 커지고 있다.
30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295개 공공기관의 부채는 전년보다 34조4000억 원 증가한 493조4000억 원이다. 국가부채 902조4000억 원(발생주의 회계 기준)의 54.7% 규모다.
2007년 말 249조3000억 원이던 공공기관 부채는 이명박 정부 5년간 244조1000억 원 증가해 거의 갑절이 됐다. 정부가 4대강 사업, 보금자리사업 등 대형 국책사업을 공공기관에 떠넘겼기 때문이다.
공공기관 전체 부채 중 한국전력공사 등 28개 공기업 부채는 353조6000억 원으로 전체의 71.6%를 차지한다. 부채가 가장 많은 기관은 LH(138조1221억 원)였으며 다음은 한국전력공사(95조886억 원) 예금보험공사(45조8855억 원) 등의 순이었다.
공공기관들은 경영실적도 좋지 않아 자체적으로 부채를 줄이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해 공공기관의 전체 경영실적은 예보(3조3322억 원 적자) 한전(3조780억 원 적자) 한국철도공사(2조8202억 원 적자) 등의 대규모 손실로 1조8000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그런데도 연봉 수준은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전체 공공기관 직원 1인당 평균 보수는 6200만 원으로 전년도보다 2.6%, 기관장 평균연봉은 1억6000만 원으로 4.3% 증가했다.
하준경 한양대 교수(경제학)는 “공공기관이 부실해지면 본연의 역할을 할 수 없게 되고, 결국엔 그 부채를 국민의 세금으로 메워야 한다”면서 “국가경제에 부담이 되지 않도록 서둘러 공공기관의 부채 증가를 막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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