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그룹 지주사인 ㈜STX가 긴급자금 2000억 원을 지원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STX는 이 돈을 이달 14일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를 갚는 데 쓸 계획이다.
6일 STX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금융당국에 따르면 산은과 농협, 우리은행, 신한은행, 정책금융공사 등 ㈜STX 채권단은 이날 오전 산은 본점 회의실에서 채권단 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의 STX 지원 방침을 논의했다.
산은은 채권단 실무진에게 자율협약의 주요 내용과 자금지원 계획 등을 설명했고, 채권단은 대체로 이에 동의했다. STX 관계자는 6일 회의에 참석해 “자금을 지원해 주면 여러 문제를 잘 풀어나가겠다”고 밝혔다. 채권단은 이번 주 안에 자율협약 등에 대한 동의 의사를 산은에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 관계자는 “은행별 내부심사 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산은이 주도하는 자율협약에 동의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언급했다. 또 다른 채권은행 관계자는 “조선업이 국가 기간산업이고 수만 명의 고용 문제가 달려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채권단이 합심해 지원하는 게 맞는 방향”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부 은행은 금융당국과 산은이 사실상 일방적으로 자율협약에 합의한 데 대해 불만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STX그룹에 투입한 긴급자금은 STX조선해양에 지원한 6000억 원을 합쳐 8000억 원으로 늘어나게 됐다. 채권단은 자율협약을 신청한 STX중공업, STX엔진에 대해서도 자금지원을 검토할 계획이다. 다만 이들 두 회사는 당장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가 없어 긴급자금을 투입할 정도로 상황이 급하지 않다는 게 채권단의 판단이다.
채권단은 STX 계열사에 대한 실사를 시작하는 대로 강덕수 STX그룹 회장으로부터 ‘주주 의결권 위임 및 구상권 포기’ 각서를 받기로 했다. 이는 강 회장의 권한을 제한하는 조치다. 채권단은 6∼7주간의 정밀실사를 거쳐 자율협약에 따른 채권단의 최종 지원계획을 내놓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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