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두 날개로 난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5월 9일 03시 00분


■ 동반성장 강화 계획 발표

국내 이동통신시장 1위 기업인 SK텔레콤이 ‘통신사업자’라는 틀을 깨고 ‘정보통신기술(ICT)사업자’로의 변신을 선언했다. 가입자를 유치하기 위해 휴대전화 보조금 경쟁에 매달리는 이동통신업계의 구태를 벗고 ICT를 활용한 미래융합산업 진출과 창업 생태계 육성을 통해 세계적 ICT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것이다.

SK텔레콤은 8일 서울 중구 을지로 본사에서 ‘행복동행’ 비전 발표회를 열고 헬스케어, 클라우드 등 ICT 신사업에 3년간 1조2000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또 자사의 빅데이터를 전면 개방하고 전방위적으로 창업을 지원하는 등의 내용이 담긴 경영혁신안도 발표했다. 이를 통해 SK텔레콤은 앞으로 ICT 생태계를 육성하는 플랫폼 사업자로 변신하게 된다.

하성민 SK텔레콤 사장이 8일 ‘행복 동행’ 비전 발표회를 열어 정보통신기술(ICT) 융합 산업 투자 및 창업지원 계획을 밝히고 있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하성민 SK텔레콤 사장이 8일 ‘행복 동행’ 비전 발표회를 열어 정보통신기술(ICT) 융합 산업 투자 및 창업지원 계획을 밝히고 있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하성민 SK텔레콤 사장은 ‘고객과 함께하는 행복, 사회와 함께하는 동행’이라는 주제의 비전 발표에 앞서 30여 분간 소비자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는 “지난 시간을 통렬히 반성한다. 그동안 국내 일등 이동통신사업자라고 자부했지만 실상은 세계적 변화를 간파하지 못한 채 가두리 양식장에 머물러 온 것이 사실”이라고 입을 열었다. 하 사장은 이어 “휴대전화 보조금 중심의 가입자 확보 전쟁에 휩쓸려 혁신적인 서비스를 내놓지 못하고 오히려 ‘TGiF(트위터 구글 아이폰 페이스북)’ 등 글로벌 업체에 ICT 산업의 주도권을 넘겨줬다”며 “철두철미한 변화를 통해 반전의 기회로 삼겠다”고 덧붙였다.

비전 발표회에 참석한 SK텔레콤 임직원들은 “ICT 시장의 흐름을 따라잡기 위한 변화의 서막은 3월 22일 발표한 음성통화 무제한 요금제”라고 입을 모았다. 현재 130억 대 규모로 추산되는 세계의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스마트기기가 2020년에는 500억 대로 늘어날 전망이어서 음성통화가 아닌 데이터 중심 요금제로 가야 한다는 것이다.

SK텔레콤은 진정한 ICT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미래융합사업에 적극 뛰어들고 창업 생태계를 지원하기로 했다. 2020년 30조 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의료시장을 겨냥해 헬스케어 산업을 신성장사업으로 삼고 집중 투자해 글로벌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또 ICT 생태계를 지원하기 위해 20년 이상 쌓아온 자사의 방대한 빅데이터를 민간에 공개하기로 했다. 네트워크를 통해 쏟아져 나오는 각종 데이터를 발굴해 가공하는 빅데이터 산업은 2015년 20조 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SK텔레콤 측은 “철저한 보안을 전제로 데이터를 적극적으로 개방하고 공유해 국내 ICT 산업의 근원적 경쟁력을 높이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 여기저기 분산된 창업 지원 기능을 통합해 ‘T-행복창업지원센터’를 만들기로 했다. 특히 ICT 창업에서 소외된 40, 50대 이상의 베이비부머를 위해 올해 300억 원을 들여 체계적인 창업 지원에 나선다. 전통시장 지원과 정보격차 해소 활동도 ICT 생태계 육성사업에 포함된다.

이런 변화 속에서도 롱텀에볼루션 어드밴스트(LTE-A)망을 9월에 개통하는 등 기술혁신을 지속하고 차별화된 장기고객 우대 프로그램으로 통신시장의 우위도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하 사장은 “개별사업의 성공보다는 고객의 진심어린 사랑을 받는 기업이 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절감하고 있다”며 “어떤 위기가 닥치더라도 진정성을 갖고 꾸준하게 비전을 실천하겠다”고 강조했다.

정호재 기자 demi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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