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R&D협약서에 甲-乙 호칭 안쓰기로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5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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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甲)의 횡포’ 논란이 사회문제로 떠오른 가운데 정부가 지원하는 모든 연구개발(R&D)사업 협약서에서 ‘갑·을(乙)’이란 용어가 사라진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KEIT)은 올해부터 R&D 협악서에 표기되는 ‘갑·을·병(丙)·정(丁)’ 호칭을 삭제한다고 10일 밝혔다. 정부가 민간과 맺는 협약서에서 ‘갑·을’ 호칭을 없애기로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R&D 협약서에는 ‘(갑)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을)전담기관장, (병)주관기관, (정)참여기관’ 등으로 협약대상자를 표기했지만 앞으로는 갑, 을 등을 빼고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전담기관, 주관기관, 참여기관만 적기로 했다. 전담기관은 KEIT, 주관기관은 기업·대학·연구기관, 참여기관은 주관기관 외의 협약대상자를 의미한다.

이기섭 KEIT 원장은 “계약서를 쓸 때 관행으로 굳어졌던 갑·을 호칭을 삭제하고 고유의 역할만 표기함으로써 ‘갑’에 부여된 우월적 의미를 제거하기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이에 앞선 9일 현대백화점은 3500여 개 협력사와 체결하는 모든 거래 계약서에서 ‘갑·을’ 명칭을 쓰지 않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R&D협약서#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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