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체 43% 수출상담 차질… 19%는 포기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5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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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력 철강-석유제품-車 피해 확산… 여행업계도 日 관광객 급감에 한숨

엔-달러 환율이 100엔을 돌파하면서 해외 시장에서 일본 업체들과 경쟁하는 국내 산업계의 피해도 점차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수출 전선에선 이미 올해 초부터 엔화 약세에 따른 피해가 심각한 수준이다. 한국무역협회가 최근 수출업체 322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42.8%는 엔화 약세 등 환율 변동성 확대로 수출 상담 및 계약에 차질을 빚었고, 19.4%는 채산성 악화로 수출을 포기한 적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 남동공단에서 자동차용 부품을 제조하는 A사 대표는 “한두 달 전부터 적자를 감수하면서까지 공장을 돌릴 수는 없다며 기계를 멈추는 업체가 생기고 있다”며 “우리도 겨우겨우 버티고 있지만 1달러당 100엔을 넘어서면 아무리 기술력이 좋아도 일본 업체들과 경쟁이 안 되기 때문에 공장 가동시간을 줄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태환 중소기업중앙회 통상진흥부장은 “대기업은 환율이 다시 괜찮아질 때까지 버틸 수 있는 자금력이 있지만 중소기업은 이 시기를 견디지 못하면 부도가 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철강 등 일본과 경쟁하는 주력 산업의 피해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4월 철강과 석유제품, 자동차의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각각 13.6%, 11.3%, 2.4% 감소했다. 해외시장에 진출한 국내 건설 및 엔지니어링 업체들의 플랜트 사업도 가격경쟁력을 잃으면서 어려움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여행업계는 한국을 찾는 일본인 관광객 수가 크게 줄어 울상이다. 여행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일본인 관광객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30∼50% 수준으로 급감했다.

면세점의 올해 ‘골든 위크’(4월 27일∼5월 6일) 일본인 대상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0∼30% 줄었다. 면세점은 그나마 일본인 매출이 줄어든 부분을 중국인 관광객들이 메워주고 있지만 일본인들의 투숙 비중이 높던 특급호텔들은 비상이 걸렸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중국인들이 늘었다고 하지만 아직 비싼 호텔들을 찾지는 않는다”며 “엔화 약세 영향은 개별 호텔이 해결할 수 있는 이슈가 아니라서 마땅한 대응책이 없어 고민”이라고 말했다.

박창규·박선희 기자 kyu@donga.com
#엔저#수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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