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약세 쇼크’로 한국과 일본 경제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대형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이 한국은 수출 경쟁력이 악화될 것이라며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잇달아 내리고 있다. 반면 일본에 대해서는 주요 기업들의 실적이 호전되면서 경제가 성장할 것이라고 장밋빛 전망을 내놓았다.
13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4월 말 기준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 등 10개 대형 IB들이 제시한 한국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는 평균 2.8%로 집계됐다. 이는 IB들이 1월 말 전망한 2.9%보다 0.1%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내년 GDP 성장률 전망치도 1월 말 4.0%에서 4월 말 3.9%로 낮아졌다.
한국을 가장 비관적으로 본 건 도이체방크로 올해 GDP 성장률을 2.5%로 내다봤다. 모건스탠리와 바클레이스의 전망치가 3.3%로 가장 높았다. IB들은 지난해 초 한국 경제의 올해 GDP 성장률을 평균 4.3%로 내다봤다가 지난해 6월 4% 아래로 내렸고, 올 1월에는 2% 후반대로 더 떨어뜨린 바 있다.
반면 일본의 경제성장률에 대한 전망은 3개월 사이 빠르게 호전됐다. IB들이 내다본 일본의 올해 GDP 성장률 전망치는 1월 평균 0.9%에서 4월 말 1.3%로 뛰었다. 모건스탠리는 1.6%까지도 예상하고 있다. BNP파리바가 가장 낮은 0.9%로 내다봤다. 내년 GDP 성장률 전망치도 1.1%에서 1.4%로 올렸다.
두 나라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는 것은 세계시장에서 한국 기업과 일본 기업이 경쟁하고 있는데 엔화 약세가 한국 기업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다. 골드만삭스는 “엔화 약세 추세는 한국의 수출과 투자에 악영향을 미쳐 한국 경제 회복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IB들은 엔-달러 환율이 앞으로 더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스탠다드차타드는 엔화가 추가 약세를 보이면 한국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 기계, 철강 등 주요 수출 산업에 미치는 부정적 파급효과가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한국 경제가 느리지만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올해 1분기(1∼3월) GDP 성장률이 전기 대비 0.9%로 시장 전망을 웃돌았고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으로 경기가 활성화될 수 있다는 점을 근거로 분석한 것. 노무라는 정부의 경기 부양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5%에서 2.7%로 높였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