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라브4, 싼타페 가격으로 출시… 한국 SUV시장에 야심찬 도전장
현대차도 신차가격 함부로 못올려
일본 도요타자동차가 엔저 효과를 등에 업고 한국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주력 차종을 국산차와 비슷한 가격에 출시해 맞대결을 벌인다는 방침이다.
한국토요타자동차는 13일 대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라브4(RAV4)’의 신형(사진)을 공개하고 이날부터 판매에 들어갔다. 2륜구동 모델은 3240만 원, 4륜구동은 3790만 원이다. 차체 크기와 최고출력 측면에서 한 등급 위인 현대자동차의 SUV ‘싼타페’(2802만∼3637만 원)와 가격대가 겹친다. 라브4는 최고출력 179마력의 2.5L급 가솔린 엔진을 탑재했으며 연비는 L당 10.2∼11.0km다.
라브4는 1994년 첫 모델이 출시된 이후 지난해까지 전 세계에서 400만여 대가 판매됐다. 새 모델은 4세대로 전량 일본에서 생산돼 수입된다. 한국토요타 측은 “4륜구동 모델의 경우 구형 모델(3740만 원)과 비슷한 수준으로 가격이 책정됐다”며 “약 400만 원 상당의 편의장치가 추가된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가격을 인하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나카바야시 히사오 한국토요타 사장은 “한국산 SUV와 좋은 경쟁을 펼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도요타의 가격 공세는 수입차에 대한 일반 소비자의 관심을 높이고 국내 자동차 시장의 80%(기아자동차 포함)를 차지하는 현대차의 시장 지배적 지위를 견제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실제로 현대차는 최근 주요 차종의 가격을 인하하거나 신제품 가격을 구형 수준으로 동결하며 대응에 나서고 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연 1만5000여 대(지난해 기준·렉서스 포함)를 판매하는 한국토요타가 연간 판매대수 120만 대 규모의 한국 시장에서 가격 결정권을 쥐게 된 셈”이라고 말했다.
도요타는 한국을 중요한 전략 시장의 하나로 보고, 당장 수익을 남기는 것보다 글로벌 시장의 경쟁자인 현대·기아차의 ‘안방’을 잠식하려는 전략을 펴고 있다. 한국토요타는 2011년과 2012년에 적자를 냈지만 한국에서 저(低)마진을 고수하고 있다. 또 사회공헌 활동에도 연간 수억 원을 쓰고 있다.
조 후지오 도요타 회장은 2000년대 초반부터 한국에 큰 관심을 보여 왔다. 2000년 한국토요타 설립을 지시하고 현대차를 “가장 강력한 라이벌”이라고 규정했다. 한국토요타는 엔저와 더불어 본사 차원의 강력한 지원을 등에 업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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