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초 라디오소설… 갤S4의 촉촉한 구애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5월 15일 03시 00분


■ 삼성전자, 감성마케팅 업그레이드

‘갤럭시S4’ 라디오 광고의 일러스트레이션 이미지. 1. 일본에서 온 새엄마. 한국어라고는 ‘밥 먹어’라고밖에 못하는 새엄마가 괜히 싫다. 2. 우산 없이 등교한 어느 날 소나기가 왔다. 3. 학교 앞에서 우산을 들고 기다리는 새엄마를 뿌리쳤다. 4. 새엄마는 ‘갤럭시S4’의 ‘S트랜슬레이터’로 말을 걸었다. “우산 가져왔어. 감기에 걸릴지도 모르니까.” 5. 세상엔 말없이 느낄 수 있는 것들도 있지만 말이 통하면 더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삼성전자 제공
‘갤럭시S4’ 라디오 광고의 일러스트레이션 이미지. 1. 일본에서 온 새엄마. 한국어라고는 ‘밥 먹어’라고밖에 못하는 새엄마가 괜히 싫다. 2. 우산 없이 등교한 어느 날 소나기가 왔다. 3. 학교 앞에서 우산을 들고 기다리는 새엄마를 뿌리쳤다. 4. 새엄마는 ‘갤럭시S4’의 ‘S트랜슬레이터’로 말을 걸었다. “우산 가져왔어. 감기에 걸릴지도 모르니까.” 5. 세상엔 말없이 느낄 수 있는 것들도 있지만 말이 통하면 더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삼성전자 제공
‘새엄마라는 사람은 일본에서 왔다. 한국말은 ‘밥 먹어’밖에 못하는지 나만 보면 밥 먹으라는 그녀. 괜히 그녀의 모든 게 다 싫었다. 소나기가 쏟아지던 어느 날, 그녀가 우산을 들고 학교 앞에 서 있었다.’

한 소녀의 일기장에나 나올 법한 이 이야기는 삼성전자의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4’의 라디오 광고 내레이션이다.

삼성전자는 이국에서 온 새엄마와의 첫 교감 이야기를 다룬 내용 외에도 17년 동안 떨어져 지낸 아버지와 나눈 안부인사, 이별 후 6개월 만에 우연히 재회한 연인들 등 모두 세 편의 이야기를 ‘나와 갤럭시S4의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광고에 내보내고 있다.

○ 감성에 초점 맞춘 라디오 광고

삼성전자는 갤럭시S4의 라디오 광고를 새로운 소설 형식으로 선택했다. 가수 윤상과 아나운서 정지영의 목소리로 마치 청취자의 사연을 들려주는 것처럼 편안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고객과 일대일로 감성적 유대감을 쌓기에는 이런 방식의 광고가 유용하다고 본 것이다. 일반적으로 라디오 광고는 평균 20초 정도지만 이번 광고는 60초 분량으로 늘려 청취자의 집중도를 극대화했다.

그렇다고 단순히 감성적인 면만 강조한 것도 아니다. 청취자들이 들으면서 자연스럽게 갤럭시S4를 접할 수 있도록 이야기 곳곳에 제품의 주요 기능들을 심어놓았다. 사진을 찍을 때 소리도 함께 담을 수 있는 ‘사운드 앤드 샷’ 기능, 화면에서 시선을 돌리면 영상이 저절로 멈추는 ‘스마트 일시정지’ 기능, 10개 언어로 음성과 문자 등을 번역해주는 ‘S트랜슬레이터’ 등 갤럭시S4의 주요 기능들을 DJ가 자연스럽게 설명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갤럭시S4의 다양한 기능들을 기술적인 용어와 숫자를 내세워 소개하면 일반인이 다소 어렵게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해 감성 마케팅을 도입했다”며 “제품의 기능을 보다 쉽고 직관적으로 풀어내는 스토리텔링 방식이 소비자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앞으로 이 같은 감성 마케팅을 지속적으로 펼쳐갈 계획이다.

○ 새로운 형식의 마케팅 시도

삼성전자의 감성 광고 마케팅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스마트폰 ‘갤럭시S3’ TV 광고에서도 국내 최초로 2분 분량의 광고를 집행했다. 배우 하정우의 내레이션으로 연인들의 프러포즈, 친구들과의 웨딩파티,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 등 일상에서 갤럭시S3의 인간 중심적인 가치를 자연스럽게 전달해 소비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전성률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는 “정보기술(IT) 제품 등 첨단 기술이 반영된 제품 광고에선 하드웨어 측면에서의 기능보다는 제품의 특징이 소비자들에게 어떤 혜택과 경험으로 연결될 수 있는지 강조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에는 ‘갤럭시노트2’를 출시하고 ‘새롭고 놀라운 기능을 찾아라’라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소비자들은 갤럭시노트2의 숨겨진 기능을 생활 속에서 발견하고, 기능의 새로운 활용법을 제안하기도 하는 등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알람과 함께 뉴스, 날씨, 일정을 읽어주는 ‘모닝 브리핑’ 기능과 갤럭시노트2가 주머니나 가방 안에 있을 때 알아서 벨소리를 크게 울리게 해주는 ‘볼륨업’ 기능이 특히 좋은 반응을 얻었다.

올해 3월에는 ‘나도 감독이다’라는 이벤트를 열었다. 소비자들이 갤럭시노트2와 관련된 영상 아이디어를 제공하면 제일기획이 이를 반영해 광고를 제작하는 것으로, 완성된 동영상은 온라인에서 5700만 건 이상의 누적 조회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전 교수는 “향상된 기능을 통해 누릴 수 있는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를 제안하고 일상에서 어떻게 활용되는지를 감성적으로 보여줌으로써 보다 효과적으로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정지영 기자 jjy2011@donga.com
#삼성전자#감성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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