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삼성, 도덕성 갖춘 인재 뽑는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5월 15일 03시 00분


개별 인성면접 시간 2배로 늘려… 비도덕적 인물 성적 좋아도 불합

삼성그룹이 올해 채용 과정에서 지원자들의 인성면접 시간을 두 배로 늘리는 등 인성 평가를 크게 강화한 것으로 14일 확인됐다.

최근 포스코 계열사 임원의 ‘라면 파동’과 남양유업 폭언 사건 등 대기업 임직원들의 품행 문제가 사회적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삼성그룹이 신입사원 채용에서 인성을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보겠다는 뜻이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이런 변화는 평소 “인간미와 도덕성을 갖춘 인재를 선발하라”고 강조해 온 이건희 회장의 주문이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그룹은 지난달 말부터 진행 중인 삼성그룹 직무적성검사(SSAT) 합격자 대상 개별 인성면접 시간을 기존의 15분에서 30분으로 늘렸다. 15분으로는 지원자 개개인을 속속들이 파악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삼성 측은 면접 시간이 아무리 오래 걸리더라도 도덕성에 문제가 있는 지원자를 철저하게 걸러낼 방침이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최근 이른바 ‘시험꾼’에 가까운 지원자가 많다 보니 과장되거나 허위에 가까운 말로 자신을 포장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며 “아무리 SSAT 성적이 우수해도 면접 때 도덕성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무조건 선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의 인성면접에는 일반적으로 지원자 한 명에 계열사 임원 3명이 배치된다. 임원들은 자기소개서 내용을 중심으로 지원자의 평소 경험과 가치관 등에 대해 다각적인 질문을 던진다. 면접 시간이 늘면서 더욱 깊이 있는 질문과 인상 평가가 가능해졌다. 지원자들은 압박감 속에 진땀을 흘린다고 한다.

삼성그룹은 올해 면접장에 들어가는 임원들을 예년보다 심사숙고해 선정했으며, 이 임원들을 대상으로 사전에 ‘면접 때 거짓말하는 지원자 골라내는 법’ 등을 가르쳤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면접관이 된 한 계열사 임원은 “자기소개서 속 내용을 꼬치꼬치 캐물어 보니 조금이라도 과장했거나 거짓말을 한 사람은 곧바로 탄로가 나더라”며 “첫인상 등 단편적인 모습에서 더 들어가 입체적, 심층적으로 지원자를 파악할 수 있어 면접관들 사이에서도 이견이 많이 줄었다”고 전했다.

삼성그룹은 면접 결과를 토대로 이달 말경 합격자를 발표하고 6월부터 신입사원 입문교육을 시작한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삼성그룹#도덕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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