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역 침수 결정적 원인 “삼성전자 서초사옥 특혜 때문”

  • 동아경제
  • 입력 2013년 5월 15일 18시 09분


폭우가 쏟아지면 어김없이 잠기는 강남역을 두고 삼성전자 서초사옥 지하연결로 설계 특혜로 인한 부실 공사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서울환경연합과 시민환경연구소는 15일 서울 종로구 누하동 환경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강남역 하수관거 현장조사 결과 총체적 부실을 확인했다”며 “삼성전자는 특혜로 얻은 이득을 침수 피해 예방 등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 주장에 따르면 지난 2일과 9일 두 차례에 걸쳐 강남역 지하 하수관거를 현장조사한 결과 빗물 등 하수가 통과하는 하수관거는 △역경사 △각도 △통수단면축소 등 총체적 부실로 ‘병목현상’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하수관거는 물이 흐르는 방향으로 경사가 있어야 하고 단면적은 적어도 같거나 점차 증가해야 하지만 정반대로 설치가 됐다는 의견이다. 서울환경연합은 이를 근거로 지하 내부 조사 영상을 언론에 공개했다. 하수관거는 물의 흐름 방향으로 점차 높이가 상승해 7m 가량 1.5m가 상승하는 역 경사 구조였다. 높이 30cm 가량 직각턱까지 발견됐다. 때문에 폭 2m, 높이 3m인 하수관거는 높이가 1.5m로 축소돼 단면적이 반으로 줄었다.

이에 대해 현장을 방문한 박창근 시민환경연구소 소장은 “부실 공사로 인해 물이 흐를 수 있는 총량은 정상일 때에 비해 20~30%에 불과하다”며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부실 공사 의혹은 앞선 서울시 감사 결과에서도 제기된바 있다. 서울시 감사관은 지난달 ‘강남역 일대 침수발생 관련 감사 결과보고서’에서 지하보도가 불법으로 실치됐다고 판단했다. 당시 감사관은 “해당 구간에서 2005년부터 하수도 설치가 계획돼 지하 4m까지는 보도를 설치할 수 없었다”며 “그러나 서초구청은 삼성전자 요청으로 불법 승인했다”고 언급했다.

정진수 동아닷컴 기자 brjean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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