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성공하는 건 학벌과 큰 관계가 없습니다. 얼마나 열정을 갖고 긍정적으로 사느냐가 성패를 가릅니다.”
16일 오후 서울 관악구 봉천동 서울여자상업고등학교 대강당에 모인 학생 750명의 눈이 반짝였다. 노트와 필기구를 든 학생들은 강단에 선 강대석 신한금융투자 사장(사진)의 말을 받아 적느라 여념이 없는 모습이었다.
대강당 맨 앞줄에는 올해 2월 신한금융투자에 입사한 3학년 학생 10명이 나란히 앉아 강의를 경청했다. 강 사장은 이날 ‘꿈을 향한 도전, 행복한 비상’을 주제로 강의를 열었다. 꿈과 열정을 갖고 노력하는 습관이 행복해지는 지름길이라는 게 주된 내용이었다. 그는 강의를 시작하며 서울여상 출신의 신보금 신한PWM센터장을 예로 들었다.
강 사장은 “신 센터장은 지점에서 창구 여직원으로 시작했지만 자신의 일에 대한 열정으로 신한은행 최초의 여성 대리와 여성 점포장 자리에 올랐다”며 “여러분도 얼마나 노력하는지에 따라 사회에서 맡는 역할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서울에서 모스크바로 향하는 비행기의 각도가 1도만 틀어져도 목적지는 모스크바에서 이스라엘로 바뀐다”며 “학창 시절에 확고한 목표를 설정하고 구체적으로 노력한다면 대졸 출신 못지않게 성공할 수 있다”며 힘을 실어줬다.
서울여상의 학생을 모죽(毛竹)에 비유하며 용기를 북돋아 주기도 했다. 그는 “모죽은 5년간 작은 싹으로 있다가 어느 순간 30m 길이로 자란다”며 “여러분이 특성화고에서 취업을 열심히 준비한 만큼 사회에서 엄청난 속도로 성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약 1시간 30분의 강연이 끝난 뒤 서울여상의 학생회장이자 올해 신한금융투자에 입사 예정인 최한샌 양(18)은 학생 대표로 강단에 나가 강 사장으로부터 100권의 책을 전달 받았다. 최 양은 “앞으로 입사할 회사의 사장이 모교를 찾아와 특강을 진행해줘 무척 뿌듯하다”며 “평소 꿈꾸던 증권사에 입사하게 됐으니 열심히 준비해 대졸 못지않게 두각을 나타내겠다”고 말했다.
모 건설사에 입사시험을 치르고 최종 발표를 기다리는 류재희 양(18)은 “강연자가 입사할 때 목표로 세운 사장이 되겠다는 꿈을 결국 이룬 게 인상적이었다”며 “열심히 사는 게 억지로 해야 할 일이 아니라 우리가 행복해지기 위한 길이라는 걸 깨달았다”고 말했다.
아직 취업 준비 전인 1, 2학년 학생도 이날 강의를 들으며 각오를 다지는 모습이었다. 2학년 한채은 양(17)은 “처음 특성화고에 입학하겠다고 했을 때 흔쾌히 허락해준 부모님의 응원에 보답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1학년 강서영 양(16)은 “고졸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있지만 아직 여상, 상고 출신이라는 꼬리표는 여전하다”며 “평범하게 살고 싶지 않아 특성화고를 선택한 만큼 고졸에 대한 인식을 바꿔 나가는 데 보탬이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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