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이 최근 출근시간을 당기고 일부 사업 부문을 정리하는 등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대표 계열사인 CJ제일제당의 1분기(1∼3월) 영업이익이 줄었고 2분기 실적 역시 비슷한 상황일 것으로 예상되면서 분위기 쇄신을 위해 비상경영을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CJ그룹 관계자는 “그룹 차원에서 문서가 내려간 것은 아니지만 계열사들이 자발적으로 동참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우선 출근시간이 빨라졌다. 계열사별로 오전 8시 반∼9시이던 출근시간이 지난달부터 30분가량 앞당겨졌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오전 8시 27분에 시작하던 직원 대상 사내 방송이 지난달부터 오전 8시 7분에 나오면서 자연스럽게 8시까지 출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계열사별로 불필요한 법인카드 사용을 자제하고 각종 용역이나 외주 업무도 최소화하면서 비용을 줄이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안되는’ 사업을 과감하게 정리하고 핵심 사업 위주로 사업 영역을 재편하고 있다. 분말카레 사업을 최근 접기로 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CJ제일제당은 2009년 전체 시장 규모가 1000억 원대인 분말카레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점유율 3% 선을 뛰어넘지 못했다. 두부 같은 제품의 ‘1+1(원 플러스 원) 행사’를 최소화해 영업비용을 줄이는 방법도 포함됐다.
CJ그룹 전체 매출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CJ제일제당은 올해 1분기에 매출 1조7974억 원을 올려 지난해 같은 기간 1조7104억 원보다 5.1% 증가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1132억 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11.8% 줄었다. 대형 할인마트 영업 규제에 따른 매출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판촉비를 늘린 것이 주 요인인 것으로 보인다. CJ그룹 전체 1분기 영업이익도 2343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약 3% 줄었다.
CJ그룹 관계자는 “비상경영이 처음은 아니지만 불황이 이어지다 보니 위기감이 그룹 계열사 전반에 퍼져 있다”며 “방만하게 경영하던 것을 반성하고 비용을 줄이는 등 조직문화를 개선해 회사와 그룹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기회로 삼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