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 발주가격 바닥쳤다”… 조선업 기지개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5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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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지수 한달새 0.7포인트 올라… 대형선박 늘어 발주규모도 상승

긴 불황에 시달렸던 세계 조선(造船)시장이 회복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조선업의 시황을 나타내는 신조선가(새로 발주되는 배의 가격) 지수가 상승하고 발주 규모도 늘어나기 시작했다.

18일 국제 해운·조선시장 분석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지난달 말 클락슨 신조선가 지수는 전달보다 0.7포인트 높아진 126.3을 나타냈다. 지난해 7월 184.0까지 올랐던 이 지수는 올해 들어 크게 떨어져 125∼126 선에서 바닥을 다지고 있다. 클락슨은 “낮은 신조선가를 바탕으로 선주들의 신규 선박 발주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일부 선종은 가격이 바닥을 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18만 DWT(재화중량톤수·선박에 실을 수 있는 총화물의 중량)급 중대형 벌크선의 평균 신조선가는 지난해 말 4600만 달러(약 515억 원)에서 올해 4월 말 4700만 달러로 올랐다. 컨테이너선 부문에서도 88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선박의 가격이 7650만 달러에서 7750만 달러로 오르는 등 선박 가격이 오르면서 시장 회복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최광식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형 조선사들을 중심으로 핵심 선종과 초대형 컨테이너선,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의 발주가 살아난다면 하반기(7∼12월) 신조선가는 확연한 상승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클락슨이 집계한 결과를 보면 세계적으로 선박 발주 규모도 증가하기 시작했다.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전 세계에서 발주된 선박은 총 3040만 DWT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 발주된 선박 규모가 1850만 DWT였던 것과 비교하면 64.3% 급증한 것이다. 발주된 선박의 수는 432척에서 436척으로 늘어 큰 변동이 없지만 올 들어 중소형 선박보다 대형 선박 위주로 발주가 이뤄졌고 초대형 원유 운반선의 발주도 늘었다.

지난해 발주가 거의 없었던 대형 컨테이너선과 벌크선에 대한 주문이 늘어난 것도 시장 회복의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조선업#선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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