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불황에 시달렸던 세계 조선(造船)시장이 회복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조선업의 시황을 나타내는 신조선가(새로 발주되는 배의 가격) 지수가 상승하고 발주 규모도 늘어나기 시작했다.
18일 국제 해운·조선시장 분석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지난달 말 클락슨 신조선가 지수는 전달보다 0.7포인트 높아진 126.3을 나타냈다. 지난해 7월 184.0까지 올랐던 이 지수는 올해 들어 크게 떨어져 125∼126 선에서 바닥을 다지고 있다. 클락슨은 “낮은 신조선가를 바탕으로 선주들의 신규 선박 발주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일부 선종은 가격이 바닥을 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18만 DWT(재화중량톤수·선박에 실을 수 있는 총화물의 중량)급 중대형 벌크선의 평균 신조선가는 지난해 말 4600만 달러(약 515억 원)에서 올해 4월 말 4700만 달러로 올랐다. 컨테이너선 부문에서도 88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선박의 가격이 7650만 달러에서 7750만 달러로 오르는 등 선박 가격이 오르면서 시장 회복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클락슨이 집계한 결과를 보면 세계적으로 선박 발주 규모도 증가하기 시작했다.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전 세계에서 발주된 선박은 총 3040만 DWT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 발주된 선박 규모가 1850만 DWT였던 것과 비교하면 64.3% 급증한 것이다. 발주된 선박의 수는 432척에서 436척으로 늘어 큰 변동이 없지만 올 들어 중소형 선박보다 대형 선박 위주로 발주가 이뤄졌고 초대형 원유 운반선의 발주도 늘었다.
지난해 발주가 거의 없었던 대형 컨테이너선과 벌크선에 대한 주문이 늘어난 것도 시장 회복의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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