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시승 동의서·설문지만 작성하면 1주일간 내 차!”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5월 21일 03시 00분


현대차 2030 마케팅 ‘릴레이 시승’

“내 덕분에 1주일간 공짜로 시승하는 거라고. 고마운 줄 알아.”

2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현대건설 힐스테이트 갤러리 1층의 현대자동차 ‘블루미’ 서비스센터. 점심시간이 되자 인근 직장인들이 들뜬 표정으로 삼삼오오 짝을 지어 이곳에 몰려들었다. 현대차가 3월 13일부터 다음 달 5일까지 13주에 걸쳐 실시하는 ‘2030 회사원 릴레이 시승회’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차 키와 선물꾸러미를 받아 든 참가자들은 복권이라도 맞은 듯한 표정으로 주차장을 향해 달려 나갔다.

이 시승행사는 현대차가 서울 강남구와 서초구 일대에 밀집한 삼성전자, LG전자, 포스코, KT 등 주요 대기업에 근무하는 20, 30대 직장인을 대상으로 기획됐다. 1주일에 15명씩 총 195명이 참가한다. 경제력이 있으며 첫 차 구매를 앞두고 국산차와 수입차를 저울질하는 대기업 사원이 주된 공략 대상이다. 이 행사의 가장 큰 특징은 한 번 시승에 참여한 직장인들이 다음 참가자를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갖는다는 것. 참가자는 간단한 시승 동의서와 설문지만 작성하면 1주일간 현대차 준중형차인 ‘i30’와 ‘벨로스터’, 중형차 ‘i40’를 마음껏 탈 수 있다.

렌터카를 1주일간 빌려도 최소 50만 원은 들어간다. 보험은 물론이고 참가자에게는 5만 원 상당의 주유권과 기념품도 준다. 시승한 차종을 구매하면 20만 원을 할인해 준다.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해 참가자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직장인들 사이에 화제를 불러일으키는 ‘입소문 효과’를 노린 것이다. 이날 i40를 반납한 장시현 삼성물산 주임(27)은 “처음에 동료로부터 얘기를 듣고 이게 웬 횡재인가 싶었다”며 “1주일간 차를 몰고 출퇴근은 물론이고 주말에는 서울 근교에 드라이브도 다녀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전까지 오랜 시간 차를 몰아본 적이 없었는데 이번 기회에 운전의 즐거움을 알게 됐다”며 “1, 2년 뒤 차량 구입을 고려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전까지 자동차업체의 시승행사는 대리점 방문 고객을 대상으로 제한적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현대차가 파격적인 시승행사를 기획한 것은 수입차의 공세에 대응해 젊은층 소비자를 포섭하기 위해서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올 1분기(1∼3월) 20, 30대 수입차 구매고객은 8683명으로 전체(2만153명)의 43%를 차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6961명)에 비해서도 약 25% 늘었다. 현대차 측은 “40대 이상 소비자층에서 현대차의 점유율은 큰 변동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젊은층 소비자 이탈이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최상구 현대차 남부지역본부장은 “젊은층일수록 실제 시승 경험은 많지 않은 반면 수입차에 대한 선호도가 유독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직접 경험하고 나면 현대차에 호감을 갖는 참가자가 많았다”고 말했다.

그는 “행사를 진행하며 보니 의외로 자동차를 접할 기회가 없는 젊은 소비자가 많았다”며 “당장 판매보다는 현대차에 대한 인식 제고와 운전의 즐거움을 알리는 데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현대차는 현재 서울 강남지역에서만 진행 중인 ‘릴레이 시승’ 행사를 전국 단위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진석 기자 ge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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