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꼼꼼한 개발, 완벽한 콘텐츠, 소비자 소통의 장 확대라는 ‘삼위일체’ 전략이 ‘완판’의 비결입니다.”
오동은 한국로얄코펜하겐 대표(48·사진)는 19일 서울 중구 충무로 신세계백화점 본점 9층 이벤트홀에서 동아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한식 그릇’의 인기 비결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한식 그릇’은 덴마크 식기 브랜드 로열코펜하겐이 1월 우리나라에 단독으로 출시한 현지화 제품이다. 이 제품은 처음 들여온 4개월 치 판매 물량이 1개월 만에 모두 팔려나갔다. 한국로얄코펜하겐 측은 예상 판매량을 3배 이상 늘리고 추가 물량을 발주한 상태다. ‘한식 그릇’이 성공하는 데는 오 대표의 꼼꼼함이 큰 역할을 했다.
오 대표는 2011년 취임 후 본사 관계자들과 함께 제품 개발에 직접 참여해 완성도를 높였다. 중국과 일본의 식기와는 다른 우리나라 식(食)문화에 꼭 맞는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서다. 오 대표는 그릇의 크기를 cm 단위까지 정해서 알려주고, 그릇 모양의 기울기 각도까지 지정했다. 한국 식탁 문화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설거지는 어떻게 하는지, 수저는 어떻게 사용하는지도 알려줬다.
오 대표는 “반찬 그릇에 반찬을 가득 담지 않는 우리 식문화를 반영해 본사 고유의 디자인도 바꿔 적용했다”며 “꼼꼼하게 협의한 덕분에 거의 완벽한 현지화 제품을 출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로열코펜하겐이 한 국가에 맞춘 현지화 제품 라인을 본격적으로 선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보다 약 30년 앞서 지사가 설립된 일본에서도 액세서리 수준의 보조 제품만 출시했다.
오 대표는 한식 그릇이 정식으로 출시된 뒤 덴마크 본사에 국산 과자를 가득 담은 택배 상자를 여러 개 발송했다. 우리나라와는 다르게 여유 있는 업무 형태를 가진 본사 관계자들을 한국식으로 닦달한 데 대한 미안함과 고마움을 표시하기 위해서였다. 그는 “본사 사람들이 출근하면 가장 먼저 한국에서 온 e메일을 열어볼 수 있도록 정해진 시간에 e메일을 보내고, 퇴근 시간이 되면 항상 전화를 걸어 그날 진행 상황을 파악했다”고 말했다. 오 대표가 ‘디테일’을 챙긴 덕에 평균 2년 정도 걸리는 제품 준비 기간은 1년으로 줄었다.
오 대표는 1992년부터 도기 산업 분야에서만 일한 전문가이기도 하다. 오 대표는 “무역, 영업, 마케팅 분야 등을 거치며 소비자들과 제품이 아닌 문화로 소통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20일 신세계백화점 본점에서 시작한 ‘한국의 오색을 담다’ 전시회도 이런 의도로 준비된 행사다. 이곳에서는 중요무형문화재 제22호로 지정된 정봉섭 매듭장과 함께 협업으로 제작한 작품 등을 전시하고 있다.
오 대표는 “로열코펜하겐에 한국은 덴마크 일본에 이어 세 번째로 큰 시장”이라며 “2015년까지 한식 그릇 라인업을 8개로 확대하는 등 한국 시장 공략을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