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해운업체들이 10곳 가운데 7곳꼴로 세계 경기불황에 따른 경영난으로 유동성 위기에 놓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는 20일 “국내 해운업체 99곳의 지난해 공시자료를 분석한 결과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줄어든 기업이 55곳으로, 이들 기업의 평균 감소 폭은 146%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는 세계 경기침체로 매출은 감소한 반면 매출원가와 판매관리비는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조사 대상 기업의 75.8%는 지난해 유동비율이 100% 미만으로 나타났다. 특히 56.6%는 유동비율이 전년보다 악화된 것으로 집계됐다. 유동비율은 1년 내에 현금화할 수 있는 유동자산을 1년 내 갚아야 하는 부채인 유동부채로 나눈 비율로, 기업의 단기 채무상환능력을 나타내는 지표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해운 물동량의 급감, 운임 하락, 유가 원자재 상승 등으로 경영난에 빠진 해운업체가 크게 늘었다”며 “이런 상황에서 원금 상환 시기가 돌아오거나 이자 비용이 느는 등 부채 부담이 커지면서 유동성 확보에 비상이 걸린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해운업체의 불황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국내 해운업체 157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응답 기업의 72.6%는 해운경기 회복 시점을 내년 하반기(7∼12월)로 예상했다. 또 응답 기업 10곳 중 3곳은 올해 안에 해운경기가 회복되지 않을 경우 경영 한계상황에 달할 것으로 조사됐다.
김경종 대한상의 유통물류진흥원장은 “해운업체들이 유동성을 보강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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