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소식은 몰려온다고 했다. 올 들어 3가지 악재로 한국 증시가 지지부진하면서 지난해 말 2,000 선을 넘보던 코스피는 현재 1,980 선에 머무르고 있다.
외국인 투자가는 유가증권시장에서 6조4000억 원어치를 순매도했고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03엔대까지 치솟으면서 수출기업의 실적에도 빨간 불이 켜진 상태다.
하지만 올해 코스피가 ‘게걸음’을 걷고 있다고 해서 모든 상장사의 주가가 떨어진 것은 아니다. 엔화 약세 등 어려움 속에서도 올해 초에 비해 200% 이상 주가가 상승한 기업도 있다. 무슨 요인이 명암을 갈랐을까.
올해 주가 상승 상위 20개는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KC그린홀딩스는 지난해 말 2920원에서 이달 20일 9600원으로 6680원(228.77%) 올랐다.
KC그린홀딩스는 발전소, 제철소, 정유시설 등 각종 산업공정에서 배출되는 대기오염물질 제거에 특화된 KC코트렐과 환경산업 관련 20여 개 자회사를 보유한 지주회사다. 석탄화력발전소 건설 확대, 중국 자회사를 통한 중국 환경규제 강화 등의 수혜를 입어 주가가 큰 폭으로 올랐다.
전용기 현대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신정부는 도시화, 현대화 등과 함께 환경규제 강화를 중요한 정책 이슈로 제시했다”며 “KC그린홀딩스 중국법인은 지난해 매출액 355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154억 원 대비 128%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증권은 적정 주가로 1만8000원을 제시했다.
두 번째로 높은 상승률을 보인 동양건설은 6760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137% 올랐다. 건설경기 침체에도 인수합병(M&A) 가능성이 두드러진 덕분이다.
대원화성이 다음으로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합성피혁 제조회사였지만 지난해 시제품 생산에 성공한 액정표시장치(LCD) 유리기판용 백패드를 LG화학에 단독 납품하는 등 백패드 사업부문이 승승장구한 덕분이다. 덕분에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릴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올 들어 상승률은 121%.
건설사인 삼부토건도 르네상스호텔 매각 등 강력한 구조조정 계획을 밝히면서 주가가 88% 치솟았다. 식품기업인 오뚜기는 가격 경쟁력이 높은 데다 경쟁사가 관련 제품을 철수하면서 출혈 비용 감소 등으로 실적이 올라 주가도 85% 상승했다.
CJ CGV도 올해 한국 영화의 흥행, 외국인 지분 보유 증가 덕분에 83% 상승했다. 호텔신라 우선주는 배당률이 높은 데다 중국인 관광객 증가 등에 힘입어 83% 올랐다. 호텔신라 보통주는 38% 상승했다.
다만 주가가 100% 오른 고려포리머 우선주는 거래량이 203주에 그쳤고, 디아이는 가수 ‘싸이’ 테마주로 꼽히면서 104% 오르는 등 이상 급등 조짐을 보였다.
올해 주가가 많이 떨어진 20개사는
반면 유동성 위기에 몰린 STX그룹은 주가가 폭락하면서 바닥 20위권에 계열사 5곳이 이름을 올렸다. 지주사인 STX는 8400원에서 2300원으로 주가가 72%나 떨어져 유가증권시장에서 가장 많이 하락했다. STX엔진(―51.45%), STX조선해양(―49.18%), STX팬오션(―45.17%), STX중공업(―43.88%) 등도 하락폭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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