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투자와 위험보장 기능을 갖춘 저축성보험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저축성보험의 보험료 수입은 2011년 회계연도 기준 61조 원으로 직전 연도보다 4% 남짓 증가했다.
하지만 저축성보험 고유의 특징을 모른 채 가입했다가 조기에 중도 해지해 손해를 보는 사례도 많다. 보험 관련 민원 중 상당수는 보험사가 저축성보험의 특징을 소비자에게 정확하게 설명하지 않거나 소비자들이 보험사의 설명을 흘려들어서 생긴 것이다. 금융감독원의 도움을 받아 저축성보험에 가입할 때 미리 알아 둬야 할 내용들을 정리했다.
내가 낸 보험료서 사업비 뗀다
보험용어 사전에서 저축성보험을 찾아보면 ‘납입 보험료보다 만기 시 지급되는 보험금이 더 많은 상품’이라는 설명이 나온다. 이런 설명만 보면 저축성보험이 은행의 예금이나 적금과 같은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큰 차이점은 저축성보험은 저축 기능 이외에 사망 입원 수술 등 불의의 사고에 대비하는 위험보장의 기능이 있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사망 이외의 위험은 특약을 통해 보장받을 수 있다.
소비자가 실망하는 부분은 자신이 낸 보험료가 전액 보험금 지급을 위해 적립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적립 대상은 소비자가 낸 보험료에서 위험보장을 위한 보험료(위험보험료)와 각종 사업비를 뺀 금액이다.
다시 말해 사업비가 적을수록 소비자에게 유리한 상품이라고 보면 된다. 상품요약서와 가입설계서에서 이런 사업비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상품요약서를 보려면 보험사별 인터넷 홈페이지에 접속한 다음, 공시실 코너에서 상품목록을 클릭하면 된다. 상품 요약서 중 수수료 안내표라는 대목에 각종 비용이 자세히 나와 있다. 보험협회 인터넷 홈페이지에서도 회사별, 상품별 사업비를 비교해 볼 수 있다.
이자율, 가입 후 바뀔 수 있다
연금보험 같은 저축성보험에 들 때 창구에서 공시이율(이자율)이 연 4%라고 말했다면 만기 때까지 그 이자율이 유지될까?
보험료를 기준으로 추정해 보면 저축성보험 가운데 96%가 금리연동형으로 가입 후 이자율이 주기적으로 바뀐다. 나머지 4% 정도만이 만기까지 이자율이 바뀌지 않는 금리확정형이다.
대부분 이자율이 변한다고 보면 된다. 보험사마다 자산을 운용해서 얻은 수익률과 국공채 수익률 등을 감안해 월간 또는 분기 단위로 공표한다. 금리연동형 저축성보험은 이 같은 이율 변동에 따라 만기 때 받는 보험금이나 해지 때 받는 보험금 규모가 달라질 수 있다.
이자율이 주기적으로 바뀌다가 0%가 돼버리지 않을까 걱정하는 소비자도 있을 것이다. 보험사들은 시중금리가 하락해 이자율이 떨어져도 최소한의 보험금을 보장하기 위해 최저보증이율을 설정해 두고 있다.
이를 테면 계약 후 10년 이내 기간에는 연 2.5%, 10년이 지난 시점부터는 연 2.0%의 최저이율을 적용하는 식이다.
소비자들은 금리연동형 상품에 가입할 때 현 시점의 이자율뿐 아니라 금리 하락기에 대비해 최저보증이율을 얼마로 설정했는지 확인해야 한다.
공시이율이나 최저보증이율을 볼 때도 보험사별 인터넷 홈페이지가 유용하다. 공시실 코너의 적용 이율을 클릭하면 해당 월의 공시이율과 최저보증이율이 나온다. 여기서 상품별 이율을 알아볼 수 있다. 가입한 상품이 변액보험이라면 홈페이지에서 상품공시실→펀드공시→기준가격 및 수익률의 차례로 들어가 찾아보면 된다.
여유자금 추가 납입도 가능
저축성보험에 든 뒤 여유자금이 생겼다면 기존 보험에 보험료를 더 낼 수도 있다. 기본보험료 납입 한도의 2배 이내에서 해당 상품이 정한 한도까지 추가로 납입할 수 있다.
계약자가 추가로 내는 보험료는 계약체결 비용이 들지 않기 때문에 새로운 보험에 별도 가입하는 것보다 유리한 경우가 많다.
연금보험 같은 저축성보험에 들 때 염두에 둬야 할 가장 중요한 것은 오랜 기간 가입해야 한다는 점이다. 저축성보험은 10년 이상 계약을 유지하면 이자소득세를 물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다.
보통 예·적금 상품은 15.4%의 이자소득세를 낸다. 가입 후 얼마 안 돼 해약하면 이런 혜택을 누리지 못할뿐더러 원금도 못 건지므로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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