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LG 등 한국 대기업들도 최근 ‘사랑받는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는 것 같아 흥미를 갖고 지켜보고 있습니다.”
저서 ‘위대한 기업을 넘어 사랑받는 기업으로’ 등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무를 강조해 온 라젠드라 시소디어 미국 벤틀리대 교수는 26일 서면 인터뷰에서 최근 한국 기업들의 사회공헌 및 상생 노력을 높게 평가했다.
시소디어 교수는 직원, 소비자, 협력업체, 투자자, 사회 등 모든 이해당사자들과 강한 감정적 유대관계를 맺고 ‘윈-윈’하기 위해 노력하는 업체를 사랑받는 기업이라고 정의했다. 주가나 이익, 매출 등 단기적인 수치 목표에 얽매이지 않고 이해당사자들의 이익과 행복을 극대화하는 데 경영의 초점을 맞추다 보면 자연스레 생산성이 높아지고, 고객의 충성도도 높아진다는 것이다.
그는 한국의 대기업들을 ‘사랑받는 기업으로 올라서기 위해 도약하는 단계’로 평가했다. “삼성, LG, 현대자동차, 포스코 등 한국 대기업들은 글로벌 시장에서 엄청난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그들의 혁신적이고 세련된 제품과 서비스는 세계 소비자들에게 전에 없던 즐거움을 선사했습니다. 다만 이 기업들이 소비자와 주주, 직원들과 감정적인 유대관계를 맺는 데 조금 더 신경 쓴다면 훨씬 훌륭한 ‘가치 창조자’로 거듭날 수 있을 겁니다.”
시소디어 교수는 “결국 성공하는 기업은 인류의 창조적인 에너지를 이끌어내는 기업”이라며 “이 같은 에너지를 성공적으로, 지속적으로 이끌어내려면 사랑, 배려 등의 감정을 기본적인 기업문화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런 점에서 가장 인상적인 한국 기업으로 포스코를 꼽았다. 그는 1월 발간한 ‘깨어있는 자본주의(Conscious Capitalism)’에서도 포스코를 구글, 사우스웨스트항공 등과 함께 사랑받는 기업의 대표 사례로 언급했다.
그는 “포스코가 협력업체들과 상생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준비한 덕분에 포스코의 협력업체들은 기술, 경영 노하우, 자본금 등 모든 측면에서 업그레이드됐다”고 말했다. 특히 포스코가 협력업체의 원활한 자금 흐름을 돕기 위해 물품대금을 3영업일 내에 현금으로 지급하는 제도를 비롯해 기술과 금융, 인재 육성을 지원하는 67개 동반성장 프로그램을 높게 평가했다.
다만 최근 논란이 된 ‘라면 상무’ 사건 등 일부 임직원의 품행과 관련해 “어느 기업이든 리더를 기용할 땐 업무적인 능력뿐 아니라 감정적, 정신적 지능까지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감정 지능은 개인의 노력에 따라 크게 발달할 수 있다”며 감정 지능을 높이기 위한 회사와 개인의 노력이 수반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시소디어 교수는 LG경제연구원이 27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주최하는 ‘LG인사이트 포럼 2013’에서 ‘깨어있는 자본주의, 사랑받는 기업’을 주제로 발표하기 위해 이날 방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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