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세 70%수준 공급땐 주변 임대료 9% 하락”
“공급규모 100채 늘어날 때마다 月임대료 2만9000원씩 떨어져…
민간임대업자 피해대책 뒤따라야”
행복주택 건설 계획이 발표된 이후 선정지 일대 부동산시장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저렴한 임대주택을 원했던 수요층은 환영하고 있으나 원룸이나 빌라 주인들은 임대료 하락 우려에 ‘비상’이 걸렸다. 국토교통부는 서울 잠실·송파·목동·오류·공릉·가좌지구와 경기 안산 고잔지구에 총 1만50채의 행복주택을 건설하기로 했다. 지역별로는 목동이 2800채로 가장 많고 △잠실 1800채 △송파 1600채 △오류 1500채 △고잔 1500채 △가좌 650채 △공릉 200채 등이다.
전용면적은 기존 영구임대주택(37.5m²)과 비슷한 규모. 주변 시세의 50∼60%로 저렴하게 공급되는 데다 대단지로 들어서는 만큼 임대시장에서 높은 경쟁력을 발휘할 것으로 전망된다.
27일 수익형 부동산 정보전문기관 FR인베스트먼트에 따르면 행복주택이 주변 시세의 70% 수준에 공급될 경우 인근 반경 1.25km 이내에 소재한 임대형 부동산의 임대료는 9.17%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행복주택 공급 규모가 100채 늘어날 때마다 주변의 월 임대료는 2만9000원씩 하락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임대료 하락은 수익형 부동산의 실질 수익률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대료가 9.17% 하락했을 때 인근 지역의 실질 연평균 수익률은 1.38%포인트 낮아지는 것으로 파악된 것. 이번 조사는 행복주택과 유사한 영구임대주택 및 전용면적 30∼40m²대 원룸, 오피스텔이 과거 집중적으로 공급됐던 전국 9개 지역의 임대시세 변화를 분석해 추정한 수치다.
안민석 FR인베스트먼트 연구원은 “임대주택 과잉공급으로 공실률이 증가하고, 수익률은 하락하는 가운데 저가형 공공 임대주택 물량이 추가 공급될 경우 임대료 하락의 후폭풍이 인근 지역 임대주택으로 번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행복주택 도입에 따른 임대시장의 충격을 완화해줄 대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대한주택건설협회 관계자는 “보금자리주택 공급이 매매시장에 악영향을 미쳤듯이 행복주택도 민간 임대시장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대책을 요구했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주택면적을 다양화해 수요층을 분산시키는 한편 행복주택으로 타격을 받는 민간 임대사업자에게 세제상 인센티브를 주는 식으로 기존 임대시장도 활성화할 수 있는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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