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도 카메라는 쉽게 일본 기술을 못 따라올 겁니다. 후지필름은 오랜 역사와 전통 속에 쌓인 고도의 렌즈 기술을 앞세워 프리미엄 카메라 시장에서 승부를 볼 것입니다.”
후지필름 일렉트로닉 이미징 코리아(이하 후지필름)의 마쓰모토 마사타케(松本雅岳·사진) 대표는 23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삼성전자는 기본적으로 전자제품 회사라 카메라도 전자제품으로 보고 만드는 것 같다”며 “하지만 카메라는 장인 정신으로 만들어 내는 센서와 렌즈 기술 없이는 제대로 된 사진을 촬영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1978년 일본 후지필름에 입사한 마쓰모토 대표는 본사에서 카메라 글로벌 마케팅과 영업을 총괄하며 2011년 설립된 한국 법인의 대표이사를 겸직하고 있다. 그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출시한 ‘갤럭시 카메라’에 대해 “사진을 촬영하는 기술보다 촬영 후 TV나 스마트폰으로 연동하는 디지털 기술을 앞세운 제품”이라며 “와이파이를 이용한 연동 기술은 6개월이면 어느 업체나 금방 따라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삼성이 일본의 TV 업체들은 이겼지만 카메라는 그리 쉽게 넘볼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며 “후지필름은 거액의 광고 마케팅 없이도 우리 고유의 기술력만으로 소비자를 감동시킬 수 있는 프리미엄 제품을 만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후지필름에 따르면 최근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카메라의 성능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일명 ‘똑딱이 카메라’로 불리는 콤팩트 카메라의 1∼4월 글로벌 시장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다.
마쓰모토 대표는 “콤팩트 카메라 시장은 앞으로도 부활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며 “다만 스마트폰 카메라 성능에 만족하지 못하는 프리미엄 고객군이 새롭게 형성돼 개당 가격이 500달러가 넘는 미러리스와 렌즈교환식 카메라는 수요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 시장은 그 어느 나라보다도 트렌드 변화를 빨리 받아들이는 곳”이라며 “예민한 한국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춘 예리한 카메라로 승부를 보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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