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커뮤니케이션즈(SK컴즈)가 만든 스마트폰 카메라 앱(응용프로그램) ‘싸이메라’가 세계 시장에서 ‘조용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 회사는 별다른 마케팅 활동을 하지 않았는데도 싸이메라가 출시 14개월 만인 26일 누적 다운로드 2000만 건을 기록했다고 27일 밝혔다. 특히 올해 이뤄진 1000만 건의 다운로드 가운데 80% 가까이는 해외 사용자들이 내려받은 것이다.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을 관리하거나 이를 공유할 수 있게 돕는 카메라 앱은 스마트 기기에서 자주 쓰는 앱 중 하나다. 페이스북이 지난해 4월 미국 시장 1위 카메라 앱인 인스타그램을 10억 달러(약 1조1000억 원)에 인수했을 정도다.
수천 종의 카메라 앱이 경쟁하는 시장에서 후발 주자인 싸이메라가 두각을 나타낸 이유는 여성 친화적이라는 점을 들 수 있다. 김미조 SK컴즈 소셜카메라팀 매니저(36·여)는 “사진에 특히 민감한 젊은 여성의 심리와 소비 행태를 기획단계부터 정교하게 반영했다”고 말했다. 실제 싸이메라를 기획한 소셜카메라팀 17명 가운데 11명이 여성이었다.
싸이메라는 국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효시인 ‘싸이월드’와 ‘카메라’를 조합해 만든 이름이다. 사람의 얼굴을 자동으로 인식하고 가장 보기 좋은 장면을 내놓는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또 사용자가 직접 사진 속 얼굴의 눈을 크게 보이도록 조절한다거나 얼굴을 갸름하게 만들 수 있는 가상 성형 기능까지 갖췄다. 이 때문에 동남아시아에서는 싸이메라를 ‘K-뷰티 앱’으로 부르기도 한다.
국내 여성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선호하는 셀프카메라(셀카) 기능에 주목하고 이를 대폭 반영한 것도 여성 기획자들이었다. 대부분의 카메라 앱은 상대방의 사진을 찍어 보정하는 기능에 중점을 뒀지만 싸이메라는 자신의 얼굴 사진을 꾸미는 데 초점을 맞췄다. 입사하자마자 싸이메라 기획에 합류한 2년차 직장인 이윤지 매니저(25·여)는 “셀카 사진을 예쁘고 아름답게 꾸밀 수 있는 점을 좋아하는 해외 사용자가 많다”면서 “이제는 동남아, 유럽을 가리지 않고 하루 10만 건씩 다운로드할 정도”라고 말했다.
이들은 “현재 중국어, 독일어, 스페인어 등 총 7개 언어로 서비스되는 싸이메라에 포토 SNS를 추가해 글로벌 플랫폼으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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