슝∼ 터보 바람 배기량 줄이고 성능 높이고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5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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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 중형세단 ‘SM5 TCE’ 1.6L급 엔진에 터보차저 장착
2L급 뛰어넘는 190마력 출력 자랑… F1은 내년부터 터보엔진만 허용

르노삼성 ‘SM5 TCE’
르노삼성 ‘SM5 TCE’
‘배기량은 줄이고 동력 성능은 높여라.’

최근 자동차 업계의 신차 개발 동향은 이 한마디로 요약된다. 글로벌 자동차 업계는 다양한 기술을 활용해 배기량을 줄이면서도 자동차의 동력성능은 끌어올리는 데 힘쓰고 있다.

고유가 현상과 배기가스 규제로 엔진의 배기량을 낮출 필요가 생겼지만, 소비자들은 자동차 구매 시 여전히 성능을 중요한 판단 지표로 삼는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 수년간 자동차 업체들은 배기량을 낮춰 연비를 개선하면서도 성능을 끌어올릴 수 있는 ‘터보차저’(외부 공기를 압축해 강제로 엔진에 집어넣는 방식으로 출력을 높이는 장치)를 장착한 엔진의 적용 범위를 넓혀가는 추세다.

○ 국산차 업계 ‘터보 바람’

르노삼성자동차가 23일부터 사전 예약 판매 접수를 하고 있는 중형세단 ‘SM5 TCE’는 1.6L급의 가솔린 직분사식 터보 엔진을 장착했다. 준중형차에 주로 사용되는 1.6L급의 엔진에 터보차저를 장착해 일반 2L급 중형차의 성능을 웃도는 190마력의 최고출력을 발휘한다.

르노삼성차는 효율성을 더욱 높이기 위해 모기업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산하의 닛산자동차가 개발한 신형 직분사 엔진에 독일 게트락이 개발한 6단 듀얼클러치 변속기를 맞물렸다.

듀얼클러치 변속기는 수동변속기의 효율성과 자동변속기의 조작 편의성을 합친 형태다. 자동변속기에 비해 동력 손실이 적다. 가격은 2710만 원으로 최고출력 141마력의 2L급 자연흡기식 가솔린 엔진을 장착한 기존 모델의 최고급형보다 100만 원 저렴하게 책정했다. 연비도 L당 13.0km로 2L 모델(L당 12.6km)보다 높다.

르노삼성차는 SM5 TCE의 올해 판매목표를 4만 대로 잡았다. 이전까지 기존 모델로부터 파생된 ‘가지치기 모델’ 정도의 위치였던 터보 모델을 사실상 주력으로 내세운 셈이다.

이에 앞서 현대자동차는 2011년 중형세단 ‘쏘나타’에 최고출력 271마력의 2L급 가솔린 터보 엔진을 장착한 ‘쏘나타 2.0 가솔린 터보’를, 기아자동차는 같은 해 261마력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스포티지R 터보’를 출시한 바 있다. 한국GM도 2월 출시한 소형 SUV ‘트랙스’에 고효율의 1.4L급 터보 엔진을 장착하는 등 국산 대중차 시장에서 터보의 적용은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 F1에도 터보 ‘복귀’

터보차저는 원래 항공기 엔진에 사용하기 위해 개발됐지만 최근에는 자동차 업체들이 주로 활용하고 있다. 일부 고성능 차에는 터보차저를 엔진 구동축에 직접 연결한 슈퍼차저가 더해지기도 한다.

터보차저는 초기 도입단계에서 엔진의 성능을 끌어올리기 위한 목적이 부각됐지만 최근에는 친환경성 측면에서 각광받고 있다. 적은 배기량에서도 연료소비효율은 높이고 이산화탄소(CO₂) 배출량은 낮출 수 있어서다.

자동차 경주대회의 최고봉인 포뮬러원(F1)은 1988년 터보 엔진의 사용을 금지시켰다. 출력이 너무 세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러나 F1은 내년부터 모든 출전 차량에 대해 이 엔진만 쓰도록 했다. F1 경주차의 배기량은 현재 8기통 2.4L급이지만 이를 6기통 1.6L급으로 줄이고 터보를 달아 출력을 보강하기로 한 것이다.

첨단 자동차 기술을 선도하는 역할을 하는 F1이 이러한 방침을 정하며 자동차 업계의 개발 동향에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르노는 F1 머신에 탑재할 새 터보 엔진을 개발하고 있으며 혼다자동차도 F1용 엔진 개발을 재개하기로 했다.

이진석 기자 ge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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