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반성장위원회는 27일 서울 서초구 반포동 팔래스호텔에서 73개 대기업을 대상으로 한 이 같은 내용의 ‘2012년 동반성장지수’ 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동반성장지수는 공정거래위원회가 평가하는 공정거래 및 동반성장 협약 이행실적, 동반성장위의 1, 2차 협력회사 체감도 평가를 합산해 산출했다.
삼성전자 등 9개 기업은 우수, 양호, 보통, 개선 등 4개 등급 중 최고인 ‘우수’로 평가됐다. 삼성전자, 삼성전기, 포스코는 지난해 첫 평가에 이어 2년 연속 우수 등급을 받았다. 반면 홈플러스는 2년 연속 최하 등급인 ‘개선’에 머물렀다.
○ SK그룹, 3개사 ‘우수’ 진입
그룹별로는 지난해 우수 등급에 한 곳도 들지 못했던 SK그룹이 올해 3개 계열사나 이름을 올려 눈길을 끌었다. SK 측은 “그룹 차원의 동반성장 체계를 마련해 협력업체에 자금 및 기술 지원을 확대한 것이 주효했다”고 자평했다. 현대미포조선은 지난해 개선에서 올해 우수로 올랐다. 우수 등급을 받은 기업들은 1년간 공정위의 하도급 분야 직권·서면 실태조사를 면제받는 등의 혜택이 있다.
최근 ‘갑을 논란’에 휩싸인 도소매·식품업체들은 롯데마트가 양호 등급을 받은 것을 빼고는 모두 보통 또는 개선 등급에 머물렀다. 한철수 공정위 사무처장은 “판촉행사를 진행할 때 협력업체와의 사전 협의, 매입가격 결정 절차, 납품업자 선정 과정에서의 공정성 등이 미진했다”고 설명했다.
유통업계는 평가항목이 제조업 중심으로 만들어져 불리하다고 반발했다. 협력사와 장기거래가 많은 제조업은 배점이 높은 자금 지원 항목에서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지만 단기거래 중심인 유통업체들은 뒤처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일률적인 잣대를 적용해 평가한 것은 불합리하다”고 주장했다.
○ 신규 대기업·불황업종 차별 논란
올해 새로 평가 대상이 된 20개사는 SK C&C가 우수, 삼성엔지니어링이 양호 등급을 받은 것을 빼고는 모두 보통 또는 개선 등급에 머물렀다. 특히 개선 등급 중에서는 홈플러스를 제외하면 모두 신규 기업이었다. 평가항목에 적응할 기간이 짧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경기 영향을 많이 받는 조선·건설업종도 대거 하위로 밀렸다. KCC 측은 “협력업체들에 45억 원의 무이자 대출을 지원하고 120억 원 규모의 동반성장 펀드를 만드는 등 상생에 힘썼지만 건설업종이 워낙 불황이라 협력사들의 경영 사정이 나아지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유장희 동반성장위원장은 “동반성장지수는 대기업을 줄 세우려는 것이 아니라 대-중소기업 산업 생태계의 경쟁력을 높이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촉진하는 수단”이라며 “앞으로 평가지표를 개선하고 내년에는 평가대상 기업을 109개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빕스는 역 출구 100m 이내 출점 가능
이날 동반성장위는 2월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선정된 음식점업 세부 출점 권고안을 발표하고 자동차 전문수리업(카센터), 기타식사용조리식품(음식을 만들어가서 배식만 하는 급식 형태)을 중기 적합업종으로 새로 선정했다.
이에 따라 빕스(CJ푸드빌) 애슐리(이랜드파크) 등 매출액 200억 원 초과, 종업원 200명 이상인 대기업과 중견기업들은 수도권 및 광역시에서는 역 출구로부터 반경 100m 이내에만 새 매장을 낼 수 있다. 외식 대기업은 연면적 2만 m² 이상, 중견기업은 1만 m² 이상 복합시설에 출점할 수 있다. 다만 놀부부대찌개 등을 운영하는 놀부NBG와 새마을식당의 더본코리아는 연 매출 4800만 원 미만인 동네음식점에서 도보로 150m 떨어진 지역에서도 매장을 열 수 있다.
현대·기아자동차와 한국타이어 등 카센터를 운영하는 대기업들은 가맹점 수를 동결하되 신도시 등에선 예외적으로 가맹점을 연간 2% 이내에서 늘릴 수 있다. 기타식사용조리식품 대기업인 이씨엠디(풀무원 계열)는 군납, 학교급식 등 공공시장에서 철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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