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매체, 2차 실명 공개
일부는 해외부동산 거래도 포착… 한진해운측 “2011년에 이미 정리”
최은영 한진해운 회장, 황용득 한화역사 사장 등 해외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서류상으로만 있는 회사)를 설립한 한국인 7명의 명단이 추가로 공개됐다. 일부 인사는 페이퍼컴퍼니를 이용해 해외 부동산 거래를 한 내용도 포착됐다.
27일 인터넷매체인 뉴스타파가 2차로 공개한 한국인 명단은 최 회장과 조용민 전 한진해운 홀딩스 대표이사, 황 사장, 조민호 전 SK케미칼 대표이사와 조 전 대표의 부인 김영혜 씨, 이덕규 전 대우인터내셔널 이사, 유춘식 전 대우폴란드차 사장 등 7명이다.
이날 뉴스타파 측은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가 확보한 자료를 공동 취재한 결과 이들이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와 쿡아일랜드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고 조수호 한진해운 회장의 부인인 최 회장은 대기업집단(그룹) 총수 일가 중에서 유일하게 2차 명단에 포함됐다. 최 회장은 2009년 12월 한진해운이 지주사로 전환하기 약 14개월 전인 2008년 10월에 조용민 전 대표이사와 함께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와이드 게이트그룹’이란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했다.
한화역사의 황 사장은 한화 도쿄지사 부장으로 근무하던 1996년 2월 쿡아일랜드에 ‘파이브 스타 아쿠 트러스트’라는 신탁회사를 설립했다. 이후 같은 해 3월과 1997년 8월에 이 신탁회사 등을 통해 하와이 호놀룰루에 있는 아파트 두 채를 샀고 2002년 6월에는 이 아파트를 한화그룹의 일본 현지법인인 한화저팬에 팔았다. 뉴스타파 측은 “2002년 7월 230만 달러(약 28억 원)에 부동산을 팔았고 이를 신탁 수익자인 황 사장에게 보내는 방안을 논의하는 내부 문서가 발견됐다”고 주장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세무사는 “개인 명의의 페이퍼컴퍼니가 상대적으로 세금 탈루 등의 개연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국세청도 이런 점을 감안해 명단에 포함된 이들에 대해 기존에 확보한 역외탈세 정보를 바탕으로 세금탈루 정황이 있는지 집중 분석할 방침이다.
하지만 22일 1차 공개에 이은 2차 명단 공개를 놓고 구체적인 범법 사실이 드러나지 않은 상태에서 페이퍼컴퍼니를 세운 적이 있다는 것만으로 마구잡이식 폭로를 하는 데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진해운은 이날 뉴스타파 발표 이후 보도자료를 내고 “최은영 회장은 2008년 10월 조용민 전 대표와 버진아일랜드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했지만 2011년 11월 필요성이 없어 주식을 모두 팔았다”고 밝혔다. 또 한화그룹은 “해당 페이퍼컴퍼니는 당시 법적인 제약을 피하기 위해 한화저팬 부장이던 황 사장 명의로 설립한 것”이라며 “2002년 아파트를 한화저팬이 매입했을 때에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국세청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대우인터내셔널, 한국GM, SK그룹 등도 각각 전 임원들이 세운 페이퍼컴퍼니에 대해 “회사와는 무관한 일”이라며 연관성을 전면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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