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가사 등으로 인한 경력단절로 여성인력 한 명이 평생 4억7000만원의 잠재소득을 포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대졸 여성은 손실소득이 총 6억3000만 원에 달했다.
이혜림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28일 '여성 경력단절에 따른 소득손실 크다'란 보고서에서 "생산성이 높은 대졸 여성 인력이 제대로 활용되지 못해 경제 전체적으로 손실을 입고 있다"며 이 같은 분석을 내놨다.
이 연구원에 따르면 한국의 여성고용률은 지난해 48.4%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56.7%에 크게 못 미친다. 특히 20대엔 고용률이 60%를 넘지만 30대로 넘어가면 육아·가사 부담에 55%로 확 줄어든다. 30대 남성 고용률보다 무려 37.3%포인트 낮다.
이렇게 경력이 단절된 여성인구는 2012년 417만명으로 이들의 잠재소득 손실은 60조2000억원에 달한다. 이 연구원은 "이는 국내총생산(GDP)의 약 4.9%로 일본(4.3%·2011년)이나 미국(0.1%·2011년)보다 크게 높다"고 말했다.
그는 경력단절의 악영향이 대졸 이상 고학력 여성에게 두드러진다고 봤다. 이 연구원의 분석 결과, 남녀임금비율이 OECD 평균 수준으로 상승한다고 가정할 때 2011년 현재 20대 대졸 여성이 60세까지 벌 수 있는 소득은 총 16억4000만원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실제로는 이중 10억1000만원만을 벌고 나머지 6억3000만원은 결국 포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육아, 가사 등에 중간에 회사를 그만 두지만, 아예 돌아오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 연구원은 "대졸 이상 여성들은 근무환경, 임금에 대한 기대가 높고 정규직, 경력이 중시되는 직종에 취직한 경우가 많다"며 "경력단절을 경험하면 재취업할 만한 일자리가 제한적이라 아예 구직을 포기하고 노동시장에서 퇴장한다"고 말했다.
전체 여성의 잠재소득 손실액은 평균 4억7000만원(생애소득 10억6000만원-실제소득 5억9000만원)으로 파악됐다.
그는 "소득 상실분은 출산·양육을 대가로 포기해야 하는 기회비용"이라며 "잠재소득과 실제소득의 차이가 벌어질수록 경력단절을 피하려는 유인이 강해져 늦은 결혼·저출산이 심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여성 인력을 활용하기 위해 직장 유연근무제 도입, 육아휴직 제도 개선, 탄력 근무시간제 확대로 일과 가정이 양립 가능한 사회를 만들 것을 촉구했다.
이어 "새 정부의 '고용률 70%' 목표를 달성하려면 저출산 추세를 막고 능력 있는 여성의 잠재력을 살릴 수 있는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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