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협력회사들이 한꺼번에 모이는 자리가 어디 흔한가요. 오늘 이곳에서 최대한 많은 것을 얻어가고 싶어요.”
경북 구미시에서 온 김현수 씨(27·여)는 “오전 5시에 일어나 움직였더니 힘들지만 그래도 평소 관심이 있던 회사의 부스를 찾아 인사담당자들과 얘기를 나눠 보니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며 웃었다.
28일 삼성전자, 삼성전기, 삼성디스플레이 등 삼성그룹 11개 계열사의 협력업체들이 한자리에 모여 인재를 찾는 ‘삼성 협력사 채용 한마당’이 열린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는 김 씨 외에도 취업을 준비하는 대학생은 물론이고 고등학생과 군인으로 북적였다. 이 행사에 참가한 구직자들은 미리 준비해 온 이력서를 들고 부스 여기저기를 둘러보며 자신의 꿈을 펼칠 직장을 찾느라 바빴다.
삼성은 채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협력사들을 돕기 위해 지난해에 두 번째로 채용 한마당 행사를 열었다. 동반성장위원회, 전국경제인연합회, 중소기업중앙회, IBK기업은행도 행사를 공동 주관하며 힘을 보탰다.
채용 한마당에 참여한 250여 삼성 협력업체는 올해 6800여 명의 신입 및 경력 사원을 채용할 계획이다.
○ “삼성 협력업체라면 신뢰할 수 있다”
내년 2월 서울 강서공고를 졸업하는 황한주 군(18)은 “중소기업은 임금도 낮고 복지제도도 열악한 편이지만 삼성 계열사의 협력업체라면 좀 다를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삼성SDS 협력업체인 아임에버에서 네트워킹이나 정보기술(IT) 관련 업무를 맡고 싶다”고 말했다. 주변의 다른 학생들도 “잘 알려지지 않은 중소기업에 취업하는 것을 만류하는 부모님도 ‘삼성 협력업체라면 괜찮을 것’이라는 말을 많이 하신다. 삼성이라면 믿을 수 있다”고 거들었다.
삼성 협력업체들도 잔뜩 고무된 분위기였다. 행사장 입구에 부스를 차린 장홍은 대덕전자 부사장은 “공장이 경기 안산에 있는 데다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기업이 아니어서 젊은이들 사이에 인지도가 낮지만 ‘삼성’의 이름을 걸고 하는 이런 행사는 많은 구직자들이 찾기 때문에 좋은 인재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덕전자는 이 행사를 통해 지난해 12명을 선발했고, 올해는 8명을 채용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TV에 들어가는 모듈을 납품하는 한 협력업체 관계자는 “젊은 피를 수혈할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꼼꼼하게 전시할 부품을 챙겼다”며 부스를 찾은 구직자들을 정성을 다해 맞았다.
○ 직업심리 검사 등 이벤트도
이날 행사장에는 250여 협력업체의 부스뿐 아니라 상담을 통해 맞춤형 기업을 추천하는 ‘현장 매칭관’과 ‘직업심리 검사관’, ‘오픽(OPIc) 영어 컨설팅관’, ‘제대 군인 지원관’, ‘이력서 사진 촬영관’ 등 구직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한 다양한 공간도 마련됐다.
삼성의 인사 담당자들은 이력서 작성법, 면접 예절 등 취업 준비에 필요한 사항을 컨설팅해주는 코너도 마련했다. 오후 1시부터 1시간 동안 진행된 ‘드림 토크! 토크!’ 코너에서는 구직자들이 자신의 꿈과 진로를 허심탄회하게 털어놓기도 했다.
삼성은 이번 행사 이후에도 채용사이트를 상설 운영해 협력사들과 구직자 사이의 구인구직을 지속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강호문 삼성전자 부회장은 행사 개막식에서 “협력사의 인력 채용뿐 아니라 입문, 직무교육까지 체계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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