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직 장관 “블랙아웃 가능성 배제못해”… 여름철 전력수급대책 발표
公기관 전력사용 최소 15% 줄여야… 실내온도는 28도 이상으로 제한
정부가 삼성전자와 현대차를 비롯한 전력 다소비 업체에 대해 8월에 하루 4시간 강제 절전 규제를 시행한다. 또 백화점 등 냉방온도 규제 대상 건물 수를 지난해의 143배로 늘리고 공공기관의 전력 사용량을 15% 이상 감축하기로 했다. 불량 부품을 사용한 원전들의 가동 중단으로 사상 초유의 전력난이 예고된 데 따른 대응조치다.
산업통상자원부가 31일 발표한 ‘여름철 전력수급 대책’에 따르면 전력 다소비 업체 2836곳은 8월 5∼30일 중 오전 10∼11시와 오후 2∼5시 등 하루 4시간 동안의 소비전력을 작년 같은 기간, 같은 시간대에 비해 3∼15% 감축해야 한다. 계약전력(전력 사용기기의 총소비전력)이 5000kW 이상인 기업이 대상이다.
또 계약전력이 100kW 이상인 건물 6만8000곳은 7, 8월 두 달간 전력 소비가 가장 많은 오후 2∼5시 피크시간대에 실내온도를 26도 이상으로 유지해야 한다. 지난해 여름엔 같은 규제를 받은 건물이 477곳에 불과했다.
공공기관들은 7, 8월 피크시간대에 실내온도를 28도 이상으로 유지하고 전력경보 주의·경계단계(예비력 100만∼300만 kW)에서는 냉방기 가동을 전면 중단해야 한다. 모든 공공기관은 월간 전력사용량을 작년 동월 대비 15% 이상 감축하고 피크시간대에는 20% 이상 줄여야 한다. 같은 기간 오후 피크시간대에는 수도권 지하철 13개 노선의 운행 간격도 1∼3분 연장해 전력 사용을 줄이기로 했다.
이와 함께 전기 사용이 최고조에 이르는 때의 전기요금을 3배로 내는 대신 전기 사용이 적은 시간대의 전기료를 깎아 주는 ‘선택형 피크요금제’ 가입 자격 기준도 ‘계약전력 3000kW 미만의 기업’에서 ‘5000kW 미만 기업’으로 확대된다.
여름철 절전 규제를 시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정부는 전력 수요 관리보다는 강제 규제를 대폭 늘렸다. 상황이 그만큼 절박하다는 뜻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이번 전력수급 대책이 제대로 시행되면 냉방 수요로 예비전력이 ―198만 kW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던 8월 둘째 주에도 최소 400만 kW의 예비전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전국에 가동 중인 발전소의 3분의 1이 20년 이상 가동된 ‘노후 발전소’여서 갑작스러운 고장이 발생할 수 있고, 예상보다 여름철 기온이 더 올라갈 경우 전력 소비가 급증해 ‘전력 대란’이 발생할 개연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이날 윤상직 산업부 장관은 “예상하지 못한 발전기 중지·고장 등이 발생하면 ‘블랙아웃(대정전)’을 100% 배제할 수 없다”며 국민과 기업의 적극적인 절전 참여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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